국제공조의 계기가 돼야 한다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인터넷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공간(스페이스)이다. 인터넷이란 사이버 공간은 세계경제의 20% 성장에 기여하면서 많은 사회·문화적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격, 사이버 범죄와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확대라는 부정적인 과제도 안고 있다. 또한 평등한 기회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하지만 인터넷 공간을 통한 감시라는 인권침해 우려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사이버 공간은 국경이 없다. 주요 사이버문제에 대해 국가 간 입장의 차이는 있지만 국제공조가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제사회가 사이버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10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서울에서 세계 사이버스페이스 총회가 열렸다. 사이버스페이스란 컴퓨터 네트워크로 구성된 가상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인데 인터넷 등이 바로 이 범주에 속한다.

동 총회는 경제, 사회, 보안, 범죄, 국제안보 등 사이버 관련 사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런던(2011년)과 부다페스트(2012년)에 이어 3번째로 개최됐으며 세계 87개국의 고위급 정부대표단,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18개 주요 국제기구와 글로벌 정보통신기업, 연구소, 학계 관계자 증 1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는 참석대상을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도국까지 확대한 점도 의미가 있었다. 또한 총회 기간 중 ICT전시회를 개최해 우수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을 전 세계에 널리 홍보하는 좋은 계기도 마련했다.

서울총회에서는 ‘개방되고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통한 글로벌 번영’이라는 주제하에 경제성장과 개발, 사회·문화적 혜택, 사이버 보안, 사이버 범죄, 국제안보 및 역량강화 등 6가지 의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인터넷과 함께 등장한 사이버 공간이 탄생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터넷을 모르거나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서 40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디지털 격차문제가 이제 국내문제를 넘어서 국제문제이며 최우선 과제로 채택해 국제적으로 공동 대처해야 한다.

해킹, 악성코드 유포와 같은 사이버 위협과 전자금융사기를 포함한 사이버 범죄는 인터넷 공간의 안전성을 저해하고 있으며 그 피해규모도 연간 3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사이버 범죄 실태진단과 함께 사이버범죄 대응방안, 국제공조 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나라별 핫라인 구축, 사이버범죄를 전담하는 특별수사본부 설립, 인터폴·유로폴과의 협조, 개도국의 사이버 역량 강화, 사이버 범죄수사기법 국제공조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번 총회에서 사이버 범죄, 사이버 보안, 국제안보 등 그간 논의된 6개 의제에 대한 결과는 ‘서울 프레임워크 및 공약’이 부속문서로 도출됐다. 온라인에서 표현의 자유보호, 인터넷 보급 확대, 온라인 국제법 적용 등의 기초적인 합의사항 등인데 강제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그동안 논의된 사이버 규범을 한데 묶어 정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총회를 계기로 이번 회의의 주제인 ‘개방되고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통한 글로벌 번영’을 실현할 수 있는 국제공조가 더욱 강화돼 서울 원칙은 향후 사이버 공간에서 국제분쟁이나 이슈가 발생할 경우 우선 적용할 국제규범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ITU가 인정하는 정보통신 강국인 우리나라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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