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20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롯데그룹이 ‘상생협력기구’를 설치해 운영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민주당은 롯데그룹의 횡포와 불공정행위가 도를 넘어 시급한 해결을 필요로 한다는 의식에서 의원 9명이 참석해 롯데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비공개 논의를 통해 롯데 측은 민주당이 제시한 4가지 요구사항에 합의했다. 해당 내용은 ▲영세상인 등 서민과의 동반성장 가치 실현 ▲대리점, 입점업체 등 사업관계의 대상자들과 상생 노력 ▲내부제도 개선 통한 불공정행위 억지 ▲상생협력 기구 설치 등이다. 을지로위원회는 “롯데그룹이 여러 사업을 영위하면서 직·간접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이해하고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성실히 이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국정감사에도 워낙 여러 상임위에 롯데 문제가 걸려 있는데다가, 불법의 소지가 다분한 문제들이 많아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간담회 시작 전 모두발언부터 의원들은 현 상황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종학 의원은 “경쟁에서 이기는 데만 집중해 온 방식은 끝내야 한다”며 “국민들의 열망이 높다, 비난 받는 기업으로 남을지 새롭게 거듭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수미 의원은 “협력업체 파견직원의 근무조건에 개입하고 상시적 인격모독을 하는 롯데의 행태는 환경노동위 입장에서 불법파견의 혐의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국감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도 많은 문제가 지적된다. 롯데가 같은 불명예의 반열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학영 의원은 “어항 속에 큰 고기 몇 마리만 남는 기업 생태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롯데가 좋은 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 결과 양측은 ‘상생협력기구’를 설치하는 데 합의하고 이를 통해 롯데 내부의 제도개선 및 피해자 보상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상생협력기구 총괄은 민주당 김현미 의원과 롯데 노병용 사장이 맡는다.
상생협력기구가 검토할 최우선 의제로는 ‘롯데그룹의 모든 계약서 검토’와 ‘협력업체 파견직원의 부당한 노동문제’ 등 2가지를 정했다.
우원식 의원은 간담회 후 “우리나라에 아직 사회적 타협의 모델이 없다. 이번 롯데의 사례는 사회적 타협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과 민주당 간의 간담회는 롯데호텔 본관 가네트룸에서 진행됐으며 우원식, 유은혜, 이학영, 진선미, 남윤인순, 김기식, 은수미, 홍종학 등 민주당 의원 9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롯데그룹은 신헌, 소진세, 노병용 사장, 이동우, 김용수 대표이사, 이석환 CSR 팀장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