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지난 10일 제24-7차 임원회의를 열고 주요안건들을 처리했다. 홍재철 대표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학적 노선 담아 정관 개정
용공·개종전도금지주의 배격
일부다처제·동성연애 반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개신교 보수교단을 대표하는 연합 단체인 한기총이 WCC를 겨냥하듯 정관을 개정했다.

WCC 부산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화합’을 희망하며 손을 내민 진보진영에 파장이 예고된다. 개정 사항에는 그동안 한기총이 WCC를 반대하는 이유로 거론한 ‘용공주의‧개종전도금지주의 반대’ 등의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이하 한기총)는 지난 10일 제24-7차 임원회의를 열고 정관, 운영세칙 및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한기총은 정관 제3조(목적)에 종교다원‧혼합‧용공‧개종전도금지 배격과 일부다처제‧동성연애 반대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또 운영세칙 제3조(회원권 제한과 제명 및 탈퇴)에는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 용공주의, 개종전도금지주의, 일부다처제, 동성연애를 추종하는 교단(단체)은 회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보수적인 성격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항목들이다.

이 항목들은 그동안 한기총이 WCC 부산총회 개최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주장했던 내용들이다.

이번 한기총의 정관 개정은 지난달 16일 한기총이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KHC,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와 합의문을 작성한 후 진행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진보진영이 WCC 총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보고자 보수진영을 끌어안기 위해 합의문 작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합의문 작성으로 오히려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진 양상이다.

합의문 작성 이후 손인웅 목사는 KHC가 공동선언문에 명기된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것을 우려해 즉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 목사는 “1.13 공동선언문 내용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1월 공동선언문 발표 당시 용공주의, 개종전도금지주의 등 보수 성격의 선언문 내용 때문에 진보진영이 발칵 뒤집혔기 때문이다.

반면 한기총은 합의문 작성 이후 KHC 측이 지난 1월 논란을 일으켰던 공동선언문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손 목사의 기자회견이 달갑지 않았다.

한기총은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한기총이) ‘WCC 총회에 대한 협력’이나 ‘부산 총회가 열리는 데 공감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한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한기총 정관을 개정하며 해당 내용들을 항목에 삽입했다.

결국 한기총이 정관 개정을 통해 보수 신학 노선을 명백히 하며 KHC 측에 양보할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총은 오는 18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호텔에서 신임교단장과 단체장 및 총무 취임 감사예배를 개최하고 ‘WCC 반대 최종 결정의 건’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한기총은 이번 임원회의에서 기타 안건으로 ‘가입비 및 회비 미납 신규교단의 건’에 대해 처리 방침을 세웠다. 18일까지 가입비 및 회비를 미납한 신입회원은 운영세칙 제2조 6항에 의거해 제명처리 하기로 결정했다.

임원회의에서 신규 회원으로 통과된 교단은 2곳이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연합(총회장 정바울 목사)와 한반도복음화중앙협의회(총재 배진구 목사)가 1차 서류심사, 2차 교단(단체) 본부실사, 3차 교세(회원) 조사를 거쳐 가입됐다.

대표회장 임기와 관련해서는 ‘2년 단임으로 한다’에서 ‘2년으로 하되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수정된 안은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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