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창당 후 경쟁 관계 불가피

▲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9월 11일 오전 서울 노원 어울림극장에서 열린 '노원구 현장시장실 청책(聽策)토론회'에서 사회자의 발언을 밝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내년 6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지방선거를 놓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간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두 인사 모두 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만큼 지방선거의 꽃이자 대권 디딤돌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를 그냥 지나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안 의원의 양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한마디로 박 시장은 안 의원에게 갚아야 할 부채가 있는 셈이다. 안 의원도 자신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당선된 박 시장과 대결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지가 주목된다. 최근 안 의원 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면 서울시장 후보를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지난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만약 정당의 형태를 갖춰 지방선거의 전국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구상을 밝히고 그 준비를 한다면 서울시장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전국적인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안 의원과 박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쟁이 불가피함을 시사한 셈이다. 다만 송 의원은 “선의의 경쟁, 경쟁적 협력관계가 돼야 시너지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달 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내가 뭘 크게 잘못해 ‘진짜 저 사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내가 나름대로 잘해왔는데 새롭게 (후보를) 내시기야 하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재선 도전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데 2년 8개월의 임기는 짧다고 해 사실상 출마를 결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안 의원과 박 시장의 각별한 인연으로 인해 둘 사이에 정치적 연대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특히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면 박 시장의 합류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다 하더라도 박 시장의 참여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그동안 안철수 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 당원”이라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이 인기가 없다고 당적을 바꾼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게 박 시장의 견해다.

무엇보다도 안 의원이 민주당과 선을 긋고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는 만큼 두 사람은 협력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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