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삼성그룹이 최근 신입사원 공채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대졸신입 공채를 통해 총 5500명 규모를 선발하는데 지원자가 10만 명 이상이 몰리면서 18:1이라는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생이 32만 명이라고 볼 때 3분의 1이 삼성 채용에 지원한 셈이다. 올 상반기를 포함하면 연간 20만 명 정도가 신입 공채에 지원한 것.
이같이 지원자가 폭주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것에 삼성은 고심하고 있다. 삼성은 서류전형 없이 기본적인 지원 자격만 충족하면 지원자 전원에게 직무적성검사(SSAT) 응시 기회를 주고 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2일 “지원자 대부분이 SSAT에 응시하는데, 대규모로 SSAT를 운영하다 보니 어려움과 부작용이 따른다”면서 “취업 준비생과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자꾸 커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 공채 지원자가 많다 보니 상당수의 사설 학원이 SSAT 대비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강의 비용은 최소 5만 원. SSAT 관련서적도 50여 종 출간됐으며 한 권에 2만 원 안팎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SSAT 특강이나 모의시험을 치르기도 하면서 ‘삼성고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은 “이번 공채에서 접수 시작 1~2시간 만에 지방 SSAT 고사장이 모두 마감됐다. 그 안에 접수하지 못하는 지방 지원자들은 서울로 와서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SSAT를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개인적‧사회적 비용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의 채용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삼성은 앞으로도 저소득층, 지방대, 여성인력 등을 대상으로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함께가는 열린채용’을 기조로, 스펙위주보다는 능력중심의 채용을 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