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는 달랐다. 이태원 참사 충격이 가시기 전이라 대구스타디움에서 신천지 10만 수료식이 열린다는 소식은 우려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을 뿐 10만명이 모인 행사가 충돌이나 혼잡 없이 무탈하게 마무리됐다. 잔뜩 긴장했던 대구지역 경찰관, 소방관들도 말로만 듣던 신천지를 직접 경험하고선 신천지의 질서와 조직력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2020년 초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후 신천지 신도들은 ‘감염병 책임이 있는 정부’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역병의 원흉 취급을 당했다. 언론이 중국발 코로나를 ‘대구 코로나’로 보도하면서 대구 시민들의 아픔도 컸다. 

이처럼 신천지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대구에서 신천지 10만 수료식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일부 단체와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종교의 자유’를 막을 순 없다고 밝혔고, 신천지는 안전한 개최를 약속했다. 행사가 열린 20일 본지가 취재한 행사장 인근 상인들은 “이렇게 질서정연한 행사라면 백만명이 모여도 사고 안 날 것이다. 매주 와도 환영한다. 광화문 집회와 너무 비교된다”는 등 호평을 쏟아냈다. 대구 상권은 대목을 맞았다. 도시락, 현수막 업체 등은 모처럼 껑충 뛴 매출을 반색했다. 

신천지는 3년 전에도 10만 3764명의 수료생을 배출해 세계 종교계를 놀라게 했다. 신천지에 대한 인식이 극히 부정적이던 2020년, 2021년에도 2만명씩 수료생을 배출했다. 그리고 올해 또 10만 6186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신천지는 코로나19 이후 문 닫을 것이라고들 했지만 3년 만에 또다시 ‘십만 수료’라는 반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쇠락하는 것이 이유가 있다면 급성장하는 것도 이유가 있는 법이다.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신천지가 십만 수료식을 통해 보여준 ‘질서의 신천지’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 어느 기관과 단체도 보여주지 못한 이들의 질서의식과 조직력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신호탄은 아닌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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