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일본 정부가 다음 달 초 한일 정상회담을 갖자고 우리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9일 이병기 주일대사와 만찬 회동에서 “G20 회의를 비롯해 가을에 열리는 다자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다수의 소식통이 20일 전했다.
9월과 10월에는 G20 정상회의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린다. 일본 측은 가급적 가장 가까운 일정인 G20 회의 때 회담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있었던 기시다 외무상의 한일 정상회담 제안과 관련해 “만찬에서 논의됐던 내용은 상세히 설명하기 어렵다”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15일 패전일에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하지 않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전몰자 추도식 때 아시아 각국에 손해와 고통을 준 사실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혀, 일본의 과거사 행보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자리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사무차관,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외무성의 핵심 당국자들이 배석했다.
이하라 국장은 이르면 이번 주중 한국을 방문, 외교부 당국자들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어서 한일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가 곧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