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 중 9명 대학진학 및 취업성공
“전문적 기술 있어 기업체서 우대”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정계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 요즘, 당당하게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특성화고 학생들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전문적 기술을 무기로 높은 취업 성공률을 자랑하며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존 실업계 고교의 대안적 학교 모형인 특성화고는 소질과 적성, 능력이 비슷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한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취업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인 셈이다.
일반 전문계고와 달리 특성화고는 국가 전략 산업과 연계된 핵심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관련 정부부처나 지자체 및 산업체 등으로부터 추가적인 지원을 받는다. 덕분에 특성화고는 수요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교육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국에 특성화고는 499개교가 있고, 서울에만 69개의 특성화고가 있다.
지난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고 졸업생 45만 3242명 가운데 78% 정도가 대학 진학 및 취업에 성공했다. 반면 특성화고는 대학진학 및 취업률이 10만 8950명 중 89%에 달했다. 10명 중 9명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17일 서울 성동구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이 박람회에는 기업체 31곳이 참여했으며, 관내 15개 특성화고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한양공고 강효정 교사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전문적인 기술 등을 습득한 것이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요즘은 학생들 사이에 대학진학보다도 취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체와 대학이 연계해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이 마련된 경우가 많아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덧붙였다.
박람회에 참석한 한양공고 김세혁(가명, 3학년) 군은 “특성화고에서 기술을 배운 후 기업체에 취업하면 우대요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취업의 기회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군은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의 선입견과 차별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할 때 수시 등의 특별전형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특성화고는 기술 위주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학업에서 일반고 출신 학생들을 따라가기 버거워 어려움도 겪는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졸 위주로 직원을 채용해온 기업체들 역시 특성화고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박람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위비스의 담당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해외진출을 위해 직원 채용 후 따로 교육하거나 직원을 양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성화고 학생들은 이미 전문적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이 갖춰져 있고 취업에 대한 생각이 열려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