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긴장 수위 높일 듯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남북 당국 회담 무산 이후 남북관계의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 무산을 둘러싸고 남북 간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 국면에 접어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판문점 연락채널은 회담 무산 이후 12일부터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회담 무산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이런 교착 상태가 길어질 경우 북한이 또다시 강경 기조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7월 27일 전승 기념일과 8월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 등의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긴장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이 우리 정부보단 외부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북한이 패를 다 소진해서 더 이상 뽑을 패가 없다. 남북대화를 재개할지 의문”이라며 “다만 7.27 전승 기념일을 전후로 미국에게 평화협정 전 단계까지 도약할 수 있는 파격적 제안을 하는 등 국제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번 달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중이 한반도 비핵화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중국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통일연구원 전현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을 보고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시할 것”이라며 “중국이 남북대화 필요성을 언급하면 북한이 다시 대화에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 간 교착 국면을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장관급 회담이 어렵다면, 개성공단 완제품 반출을 위한 실무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동시에 진행하거나 순차적으로 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 교수는 또 특사 교환 방안을 내놨다. 그는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특사 상호 교환 방안이 있다”면서 “우리 측 특사가 북한을 방문해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거나 북한 특사가 서울을 방문해 김정은에게 남북관계의 뜻을 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