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독서아카데미 1주년 맞아 특강 개최

지난달 30일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불광동성당에서 열린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 독서콘서트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 주교는 베네딕토 16세가 선포한 ‘신앙의 해’에 대해 설명하며 ‘신앙’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오늘날 신앙인의 외식주의적인 신앙의 모습을 지적했다.
‘신앙의 해’는 2000년 그리스도교 신앙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현대인의 믿음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하기 위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1년 10월 11일자 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l)’을 통해 선포한 기간으로 2012년 10월 11일에서 2013년 11월 24일까지를 가리킨다.
100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한 이날 특별 강연에서 강 주교는 “베네딕토 16세가 강조하고 싶었던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 알아야 믿는다고 얘기할 수 있다”며 “‘우리는 과연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도 하루 세 끼 식사를 했고, 잠자고, 화장실에도 가고, 기쁠때 웃고, 슬플 때는 눈물을 흘렸고, 억울할 때 화를 냈으며, 병들 때 드러눕고, 고통스러울 때 신음한 보통사람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시 유대인들은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 성경을 가장 많이 아는 전문가라고 자부했던 이들의 눈에 비친 예수는 국외자이며 비전문가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우리가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허공에 뜬 믿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강우일 주교는 “예수님은 세상과 결별하고 산 위에서 수련 기도와 묵상에만 전념하시다가 깨달음을 얻고 새로운 종교를 창조하신 분이 아니다”며 예수의 삶이 당시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됐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예수님은 아마도 당시 이스라엘 사회의 변심은 물론 체제‧구조 등 뭔가 대단히 잘못돼 있고 정의롭지 못하게 느끼고 계셨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예수가 어려운 자들에게 복음을 전한 것처럼 밀양송전탑, 쌍용차 해고자, 한진중공업‧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강우일 주교의 강의에 호응을 했지만 전적으로 동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강의를 들은 정희정(64, 여,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씨는 “기존에 알고 있던 말씀을 정리해 알기 쉽게 설명한 부분은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지만 “밀양송전탑과 관련해선 반대 입장이다. 그간 봐왔지만 많은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올해 설립 1주년을 맞은 가톨릭독서아카데미는 가톨릭 언론인들이 ‘책 읽는 교회’ 문화로 이끌어가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5월 창립했다. 이 단체는 그동안 매월 1회 은평구 불광동성당에서 소설가 노순자‧한수산 씨, 황창연 신부, 김인숙‧윤영란 수녀, 개그맨 이동우 씨, 정목스님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진들을 섭외해 독서콘서트를 개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