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회담·개성공단 문제 등 변수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수 있을까. 대부분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에 나서지 않겠지만, 지금의 경색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은 일단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비난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남조선 당국자의 이번 미국 행각 결과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를 긴장시키고, 전쟁위험을 증대시키는 위험천만한 전쟁 전주곡”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겨냥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퇴로를 열어줄 만한 조치가 나오지 않아 이에 대해 혹평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그러나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다. 조평통 대변인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당사자는 바로 남조선 당국자”라며 “우리는 현 남조선 당국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다음 달로 예상되는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간 논의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인 서울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북 압력을 가하는 등 대북정책의 변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역시 남북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우리 정부가 단전·단수 조치를 하지 않았고 북한도 남측 체류인원 철수 이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의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일부에선 북한이 개성공단을 고리로 먼저 대화의 손을 내밀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는 당장 경색 국면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의 대화 제스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한이 또다시 긴장 국면을 조성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