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재래시장닷컴 온누리상품권 전용쇼핑몰 강병익 대표 인터뷰

상인이 직접 상품 골라 사이트 통해 소비자에 제공
상인·고객 사이 즐거움 가득한 전통시장 만들고파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의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상품권은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뜻에서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에서 발행한 것으로, 전국의 가맹 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2년 시장경영진흥원발표 기준으로 약 4000억 원이 발행됐다.
하지만 최근 온누리상품권을 액면가보다 싸게 사 이를 현금으로 유통하는 온누리상품권 불법유통(속칭 ‘깡 시장’)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하에 지난 1월 ‘e재래시장닷컴(e재래시장.com)’이 정식 오픈했다. 이는 서울시 송파구 소재 석촌시장에서 현재 성업 중인 대표적인 상점으로 온누리상품권의 부정유통을 막고 사장되는 상품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e재래시장닷컴은 각 기업에서 구매되는 온누리상품권을 임원과 임직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통시장 쇼핑몰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전자상품권(오만 원, 십만 원권), 지류 상품권(오천 원, 만 원권) 등의 두 종류로 나뉜다. 현재 시장에서는 지류상품권이 더 많이 발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e재래시장닷컴 온누리상품권 전용쇼핑몰 강병익 대표는 “세무계산 등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이용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선 지류가 아닌 전자상품권을 많이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상품권의 경우 사용할 때 얼마를 사용했는지 금액이 그대로 남아 불법유통이 어렵다는 것이다.
온누리상품권을 상용할 수 있는 곳은 ‘우체국쇼핑몰’ ‘㈜비즈넷’ ‘㈜인터파크비즈마켓’ ‘㈜이즈웰페어’ 그리고 ‘e재래시장닷컴’이다.
하지만 강 대표가 운영하는 ‘e재래시장닷컴’은 다른 곳과 다소 차이점이 있다.
그는 “우체국 등 다른 사이트는 상인이 직접 상품을 올리는 게 아니라 벤더(vendor, 판매회사)를 둬 상품을 판매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상인이 직접 좋은 상품을 골라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e재래시장닷컴의 입점상품목록은 떡집, 김밥, 그릇, 건강식품 등 13~14가지다. 생선, 채소 등은 입점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상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상품의 ‘질’이다.
강 대표는 “온라인에 상품이 등록된다고 해서 온라인 전용 상품을 더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싱싱한 상품을 정성스레 포장해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재래시장이 어렵고 힘들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상인은 항상 좋은 상품을 준비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건을 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나는) 평소 물품 검수를 꼼꼼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인들의 배려와 사랑이 가득 담긴 상품을 받는 고객들은 e재래시장닷컴에 대해 더 큰 신뢰감을 갖는다. 주문은 인터넷 사이트로 하지만 감사 메시지는 댓글이 아닌 직접 전화를 해 전하는 사람이 많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강 대표가 처음 e재래시장닷컴을 만들고자 한 계기는 무엇일까.
“정부에서 온라인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도록 하는 상인은 많지 않습니다. 상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고객이 오기만을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근대적인 사고방식이기에 저는 주변 사람들과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는 오프라인시장에서의 떨어진 매출을 온라인 시장을 통해 채워간다는 취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e재래시장닷컴의 출발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과연 될까?’ 등의 반응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상품이 팔리는 것을 상인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부터 상인들의 생각이 바뀌어졌다. 또한 e재래시장닷컴을 꼭 만들겠다는 강 대표의 실천력도 상인의 마음을 바꿨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일을 할 때 생각만 하고 실천이 늦습니다. 반면 저는 생각과 함께 몸을 움직입니다. 몸을 움직인 사람과 움직이지 않은 사람은 결과가 다릅니다. 저는 늘 (상인들에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인들이 앞으로 전진하도록 도왔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상인들이 즐겁게 영업을 할 수 있는 정이 가득한 전통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의 전통시장도 정이 가득하단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니라 상인과 고객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시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 자신이 변하면 시장의 분위기도, 나아가 다른 재래시장의 상인의 마음도 바뀔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통시장의 분위기가 다소 위축됐지만 함께 노력한다면 정이 가득한 전통시장을 꼭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