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최근 ‘도미노 사표’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 실무진으로 일했던 주요 스태프 8인이 ‘신임 위원장의 독단으로 영화제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성명을 13일 발표했다.

성명을 발표한 주요 실무진은 홍영주 전 사무처장, 조지훈 전 프로그래머, 맹수진 전 프로그래머, 김현태 전 기획운영실장, 유현주 전 브랜드마케팅실장, 이정진 전 프로그램실장, 신동 환 전 제작배급실장, 이범주 전 운영팀장 등 8인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6월 전임 프로그래머 해임 논란이 일어나면서 내부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사무처장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음날 기획운영실장과 브랜드마케팅실장, 프로그램실장, 제작배급실장 4인 등이 연달아 사표를 내면서 ‘도미노 사표’ 사태가 벌어졌다.

내부 혼란이 지속되자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된 고석만 위원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사표를 낸 스태프에게 20여 일간 설득하고 생각할 시간을 줬다”며 협상테이블에 대해 밝혔다.

더불어 고 위원장은 급등하는 물가로 영화제 예산이 장기간 동결되면서 재정 상태가 나빠졌고, 임금과 출장비 등을 2개월간 지불하지 못한 점이 불만을 쌓게 한 것 같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답변에 실무진 8인은 “돈 때문에 영화제를 등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이날 성명에서 8인은 “여러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위원장이 추진한 행정시스템에 대한 부적응도 아니고 적은 처우 문제로 인한 사직도 아니다. 위원장에게 대항하기 위한 집단 사표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더불어 “위원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돌아오라고 설득했으나 무시하고 고집을 부린 것도 분명히 아니다”라며 그동안 위원장과 실무진 사이 내부 갈등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이어 실무진 8인은 고 위원장이 영화제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40억 원이 들어가는 ‘시네아스트 50 프로젝트’를 추진한 점과 자크 오몽 영화학자 공동집행위원장 추진하던 중 타당한 이유 없이 파기 시킨 점, 행정시스템 변화를 위해 영화제 작업을 모두 올 스톱 시킨 점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가운데 고 위원장이 관사와 개인 비서, 운전기사 등을 요구했고 스태프와의 갈등 시 인격을 무시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실무진은 많게는 12년에서 적게는 3년간 전주영화제에 근무해 온 직원으로 적은 예산을 감안해 출장 등도 자비로 다녀오고, 심지어 자비를 들여 영화제 측에서 지불해야 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월급을 지불했다며 절대 ‘적은 처우’ 때문에 영화제를 떠난 것이 아님을 못 박았다.

한편 영화제 측은 아직 이들의 성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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