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원전대국인 일본이 원자력 기본법에 국가안보에 필요할 경우 원자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이는 일본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일본이 원자력 관련법과 우주개발 관련법에 ‘국가 안전보장’이라는 목적을 추가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원자력으로 핵무기를 만들고 로켓 기술을 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사실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중 유일하게 ‘핵 재처리’를 할 수 있는 나라로 지난 1987년 11월 4일 미국과의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30년 동안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미국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일본이 보유한 플루토늄의 양만 해도 자국이 소유한 것과 영국, 프랑스의 재처리공장에 맡긴 것을 합하면 총 30톤에 이른다. 이는 최소 1만 개에서 1만 5000개 정도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자칫 세계평화를 위협할 만한 분량이다. 일본의 원자력 관련법 조항 수정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의회는 20일 원자력규제위원회 설치법의 목적에 ‘국가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를 두고 ‘일본의 핵무장화’를 위한 사전 포석을 마련했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그와 같은 일은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입장은 일본이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을 탈퇴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경제가 봉쇄되고 모든 무역이 차단돼 일본이 바로 쓰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존 핵보유국의 정치적인 반대를 일본이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핵무장과 같은 일이야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방관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일본의 우경화 세력이 득세를 부리고 있는 때 일본 정부의 원자력 관련법 조항 수정은 일본의 정치지형을 더욱 우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한국대사관 앞이나 위안부 소녀상 앞에 말뚝을 박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도 일본 내 우경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이번 조치가 더욱 우려되는 것은 바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한중일 삼국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은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데에는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고조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또한 북한이 정권을 3대째 세습하면서 군사대국화에 초점을 맞춘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이런 조치를 취한 데에 미국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장 위협에 대해 일본이 핵무장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중국과 러시아가 경각심을 가지도록 유도했다고 보는 견해다. 더불어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중국이 강력하게 북한을 압박하도록 작용하기를 바라는 미국의 외교전략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본의 이번 조치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그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일이 동양평화와 나아가 세계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이와 같은 행동에 주변국이 자극을 받아 똑같이 행동해서는 더욱 더 안 될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제는 전쟁과 무기 등으로 힘겨루기를 할 때가 아니라, 수준 높은 문화와 사상으로 세계평화에 이바지해야 할 때다. 군사대국을 군사대국으로, 핵무장을 또 다른 핵무장으로 맞서 싸울 것이 아니라 그 옛날 안중근 의사가 주창한 ‘동양평화사상’을 오늘날 다시금 되새겨 한중일 동양 삼국이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닦아야 할 것이다.

이제 서양의 물질문명이, 힘과 무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는 지났다. 더 이상 전쟁을 원하는 사람도, 냉전을 원하는 사람도 국가도 없다. 이를 깨닫고 행동에 옮기는 순서만 다를 뿐 지금 세상은 세계가 하나 되어 평화로워지길 바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일본의 원자력 관련법에 세계인의 눈과 귀가 향하고 있는 만큼 일본 또한 자신들이 말한 바처럼 ‘원자력의 군사전용은 없어야 할 것’이다.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발언이 되어서도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의 발언이 되어서도 안 된다. 거짓된 것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없고, 잘잘못에 대한 상벌은 반드시 주어진다는 사실을 안다면 일본 또한 섣불리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이러한 행동을 받아들이는 주변국 특히 한국과 중국 또한 무력을 무력으로 맞설 것이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사상’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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