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천지일보 2021.1.5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천지일보 2021.1.5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사에 대한 배당제한이 풀린 가운데 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약 8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거둘 예정이다. 이는 이들 금융지주의 작년 전체 당기순이익(약 10조 6000억원)의 75%에 달하는 규모다. 은행 이자 수익이 증가하고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이 지속 성장한 결과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 모두 주주 환원 정책을 위해 중간배당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의 20% 배당제한이 풀렸고,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만큼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가계,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빠져있는데도 이자 이익으로 이득을 취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 4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6%(7630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7532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30.2%(4071억원) 늘었다. KB·하나금융 모두 반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다. 우리금융지주는 114.9% 증가한 1조 4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지주사 전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 1분기 1조 1118조원의 순익을 거뒀던 점, 2분기에도 호조를 보인 점을 감안해 상반기 2조 3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금융지주는 모두 주력인 은행 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증권, 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부분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 실적은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이익이 이끌었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 4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다. 견조한 대출 성장으로 이자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고, 신탁상품 판매 확대로 수수료 이익도 늘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 2530억원으로 전년보다 17.9%(1900억원) 증가했다. 주요 비대면 상품 판매 실적이 좋아졌고, 요구불예금 등 핵심저금리성 예금이 늘어 이자 마진 폭이 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보다 88% 늘어난 1조 2793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은행의 NIM은 1.37%로 전 분기 대비 0.02%p 개선됐다.

예대마진으로 인해 이자수익이 늘면서 각 금융지주의 순익이 대폭 증가했다. 상반기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5조 4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었고, 하나금융은 핵심이익 4조 5153억원 중 72%가 이자이익(3조 2540억원)이었다. 우리금융도 이자이익으로 3조 3226억원을 거두며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중간배당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지주사가 동시에 중간배당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당국의 20% 배당제한이 풀린 데다, 호실적을 거둔 만큼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하는 KB금융은 이날 주당 7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2009년을 제외하고 줄곧 중간배당을 해 온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200원 늘어난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우리금융도 23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는 당국의 규제로 배당성향이 20%로 제한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은행권 평균 배당성향은 26.2%였다.

우리금융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연말 배당성향이나 중장기 계획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상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도 “배당성향을 30%로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역대급 실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 역시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중간배당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 주택매매, 전세거래 관련 대출 등으로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태에서 이들 금융사가 이자 이익으로 큰 이윤을 거두는 것은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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