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사고가 난 화재 발생 당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현장부재’ 사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 확산 중에 있다. 그 화재는 지난 6월 17일 오전 5시 36분에 경기도 이천시 소재 쿠팡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그날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에서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50명과 장비 60여대를 동원해 초기 진화작업에 나섰고, 오전 8시 19분경 큰 불길이 잡혀 소방당국은 앞서 발령한 경보령을 해제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전 11시 50분경 불길이 다시 치솟으며 건물 내부에서 잔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광주소방서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됐고 이틀 후 화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이 지사의 화재현장 부재 논란은 단지 이 지사가 현장에 있지 않은 것에도 논란이 됐지만 소방지휘관이 화재현장에서 실종된 상태에서도 이 지사는 관내가 아닌 경남 창원에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와 함께 떡볶이 먹방을 촬영하고 있었다는 데 여야 대선 주자들뿐만아니라 정치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비난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이 지사는 정치권의 논란이 된 초기 “모든 사건 현장에 도지사가 있어야 하느냐”며 항변한 적 있다. 그러다가 국민여론과 정치권의 비난이 거세게 쏟아지자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렸던바 “저의 판단과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당시 경남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조치 중 밤늦게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음날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반경 사고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으며,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재명 지사는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라고 했으나, 그 전까지는 도지사가 꼭 현장에 가야 하느냐는 말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알다시피 이 지사는 지난 2016년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의 제1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고 세월호 침몰시 구조 책임자는 당연히 대통령”이라며 말한 바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세월호 7시간 관련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장본인이다. 그러했던 그도 현장에 있지 아니한 책임을 느끼고 변명조가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어야만 했다.

변명성 사과, 진정성이 담기지 아니한 사죄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으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터에, 이 지사는 사과문을 올리기 전까지는 “당시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잠시 논란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잠재우기식 방법의 사과가 아니기 바란다. 따라서 “저는 마산과 창원에 가 있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다 보고받고 파악도 하고 있었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는 이 지사의 말이 화재현장에서 소방지휘관이 실종되고 화재가 확산된 시기에도 창원에서 한가롭게 떡볶이 먹방 촬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이 지사의 언행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수긍할지… 향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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