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실형에 검증 칼날 내미는 與… 대권 가도 ‘암초’ 만난 尹

[천지일보=명승일, 이대경 기자]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행보의 중대 암초를 만났다. 윤 전 총장의 장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공정’을 화두로 제시했던 윤 전 총장을 향한 여권의 검증 요구가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불법 요양병원 개설 및 요양급여비 부정수급 의혹을 받는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의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은 피고인이 공범으로서 책임이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통틀어봤을 때 피고인이 의료재단 설립이나 기본재산 취득 시에 크게 관여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하는 행동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보이지만, 설령 다른 공범이 더 주도적 역할 했더라도 피고인 또한 범행 본질에 기여 했다고 보인다”고 의료법위반 책임을 인정했다.

또 “운영과정에서 이뤄진 사기죄 부분도 마찬가지로 책임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재단 이름에 최씨의 이름 한 글자가 포한된 점, 자신의 건물을 담보로 병원을 위한 대출을 받으려 한 점 등을 근거로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고 보고 최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이 끝난 뒤 최씨 측 손경식 변호사는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이니 판단에 대해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재판부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의 판단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여 법적 구속까지 했다”며 양형 기준에 의문을 나타냈다.

또 “공소 제기 과정에서 나타난 수사 기록의 노출 등 여러 부당함이 있었다”며 “검찰의 왜곡된 수사 등에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후 최씨 측은 즉각 항소의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씨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음에도 동업자들과 2012년 11월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2월 경기 파주 소재 요양병원의 개설과 운영하게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24일 최씨를 불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해당 병원을 통해 2013년 5월부터 2015년 5월까지 22억 9000여만원의 요양급여를 불법으로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단에 “저는 그간 누누이 강조해 왔듯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권은 윤 전 총장을 향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댔다.

그렇지 않아도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X파일’에서 제기된 유흥주점 접객원 근무 의혹 등에 대해 부인하면서 정치권의 논쟁의 중심에 선 상태다.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사필귀정”이라며 “가려져 왔던 장모의 비리 진상이 세상에 낱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을 보면,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의 철저한 검증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장모의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치부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이상, 자신의 장모의 범죄행위에 대해 본인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또 “윤 전 총장은 국민의 재산에 피해를 준 범죄 행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성남 분당구에서 열린 청년토론 배틀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장모의 과오나 혐의에 대해 대선주자가 영향을 미친 게 있느냐, 없느냐가 국민의 판단 잣대가 되지 않을까”라며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윤 전 총장의 입당 자격 요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제약을 가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