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지난 2019년 필자는 ‘황하나의 마약 진실게임’에 대한 칼럼을 작성했었다. 불과 몇 년 지나지도 않아 최근 마약 리스트에 황하나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배우 이선균을 포함해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와 아이돌 연습생 출신 한서희도 수사 대상에 함께 오른 것이다. 이선균, 황하나, 한서희를 포함한 8명은 올해 서울 강남 유흥업소 및 주거지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고 있다.

특히 가정적 이미지로 가장 사랑을 받았던 이선균의 마약 관련 내사는 일반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선균이 정말 맞아?”라는 질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젠틀한 이미지에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까지 오른 이선균이 마약 관련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잘나가던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은 출격을 대기 중이던 그의 작품들에도 큰 손해를 끼칠 전망이다. 이선균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내년 초를 목표로 개봉을 준비 중이었다. 이 영화는 200억원 가까운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후반 작업 중인 ‘행복의 나라’ 제작진 역시 크게 난감해하고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이번 ‘마약리스트’가 빨리 밝혀져야 한다. 그 안에는 이선균을 포함한 연예인, 재벌3세, 부유층 자제, 젊은 사업가들도 이름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경찰은 마약이 사회 전체적으로 일파만파 퍼지는 상황 속에서 유착관계, 봐주기 수사라는 꼬리표를 잘라내고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

연예인은 공인이다. 일반인들은 누구나 알만한 연예인의 품행에 대해 크게 주목한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에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선한 이미지메이킹은 필수다. 아울러 높은 도덕성도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사회에는 연예인의 마약, 학폭, 음주운전 등 연예인 범죄로 온통 시끄럽다.

이미 마약 투약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 등 최근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연예인의 마약범죄는 SNS와 모바일 플랫폼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마약신흥국’으로 불린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주부, 청소년도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쉽게 구입한다. 특히 연예인이 마약에 손을 댔다는 뉴스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마약을 복용하는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성공한 연예인들이 마약에 손을 대는 이유는 공허함이나 우울증 때문일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건은 호기심 많은 일반인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마약사범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약을 복용한 유명 연예인의 구속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반인들에게 큰 경각심을 주고 마약범죄가 줄어들 수 있는 신호탄이 필요할 때다.

초등학교 때부터 마약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사회 전반에 마약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이 얼마만큼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지, 유통되고 있는 지 주목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음주운전, 마약, 학폭 등 불법·비리와 추태를 행한 연예인이 있다면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떠나야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났으니 복귀해도 괜찮겠지라는 착각은 대중의 분노만 일으킨다. 사회를 병들게 하는 연예인 마약 사건은 이젠 대중이 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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