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안세영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라며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와 같은 선수 안세영이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안세영은 21세 나이에도 더 단단하고 강해졌다. 인터뷰와 광고에 노크한 타 스포츠 스타들과 달리, 안세영은 헝그리 정신으로 온 몸을 던져 일관된 모습으로 자신의 실력과 투혼, 목표를 증명해냈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배드민턴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아시안게임에서 천위페이(중국)와 경기 중 오른쪽 무릎을 다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부상 투혼을 펼치며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안세영은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끝까지 일어서고 마는 ‘오뚝이 철학’을 결승에서 보여줬다. 수백번 넘어뜨려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불굴의 투혼은 상대 선수에게 강한 위협감을 느끼게 하며 공격 범실을 유도했다. 안세영은 오른쪽 무릎 힘줄이 찢어졌을 만큼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 영웅으로 등극했다.

안세영은 젊은이들에게 경기장에서는 ‘찐’ 투혼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는 멋진 스포츠맨십도 보여줘 극찬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스포츠맨이 지녀야 하는 바람직한 정신자세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대회가 끝나면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방송과 광고, 예능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르지만, 안세영은 모두 거절하고 다음 목표를 향해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꿋꿋하게 수행 중이다. 쏟아지는 관심과 주목에도 자신의 할 일인 운동에 전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안세영은 어릴 때부터 훈련일지에 “나는 빛날 수 있어. 빛날 거야”라는 글귀를 자주 썼다고 한다.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향해 질주한 안세영은 배드민턴에서 결국 빛나는 별이 됐다. 이러한 안세영의 ‘오뚝이 철학’과 긍정 마인드는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크게 귀감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쓰러지듯 코트에 드러누운 모습에서 국민은 감동했고 여전히 꿈을 꾸는 그를 응원하고 있다. 요즘은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단어가 유행한다. 요즘 2030은 높아진 부동산 가격에 집 매수를 포기하고, 불안정한 경제 환경으로 결혼을 포기하고 밝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 않는다. 어쩌면 포기를 강요당하는 현실 속에서 안세영의 투혼과 긍정 에너지는 큰 힘을 주고 있다.

안세영을 포함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의 투혼과 페어플레이는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피나는 노력을 통해 얻은 값진 결과는 삶과 현실에 지친 국민에게 큰 희망을 줬다.

국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에 감동했고 앞으로도 다시 정진하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간절함과 노력, 열정이 더해진다면 내년 파리올림픽에서도 더욱 감동하고 영광스러운 장면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값진 결과는 삶에 지친 국민에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고 열심히 뛰고 살아야겠다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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