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남녀노소 모두 사랑받아온 청바지(Jean)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뉴진스는 기존의 걸그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가면서도 1990년대를 향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데뷔 1년 만에 이룬 글로벌 성과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블랙핑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진스는 뉴트로를 추구하고 무엇보다 딱딱한 짜여진 느낌보다 발랄하면서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아울러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유행하던 Y2K 감성을 전달하며 3040 세대에도 정감 있는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평균 나이 17세, 다국적 멤버, 데뷔 당시 선주문량만 44만장 등 각종 이슈를 불러왔던 뉴진스는 화려하고 섹시함 대신 10대 자체의 풋풋함과 자유분방함을 모티브로 청량하면서도 세련된 콘셉트를 강조한다.

특히 뉴진스의 대표곡 중 하나인 디토(Ditto)는 영국 레이브 문화, 신시사이저 멜로디와 공허함으로 뒤섞여 청순했던 10대 시절, 학창 시절을 떠올리고 향수를 느끼게 하며 아련함에 과거를 회상하게 하곤 한다.

뉴진스의 SNS와 숏폼 콘텐츠 등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거주하는 해외 팬들이 뉴진스의 음악, 춤, 노래, 패션, 메이크업 등을 따라하며 폭넓은 글로벌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포스트 K팝의 리더인 뉴진스는 몽글몽글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0억 789만 9641번 재생, 스포티파이에서 K팝 가수 중 최단 기간(219일) 10억번이 재생돼 영국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등재됐다.

주변의 3040 후배들도 뉴진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예측한 K-팝의 기존 공식을 따르지 않은 참신함과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돋보인다고 말한다.

특히 중년을 코앞에 둔 세대도 ‘이지리스닝’을 통해 흥얼거리고 또다시 듣고 싶어지는 중독성에 눈과 귀가 호강한다.

기존 다소 억지스러워 보였던 K팝 걸그룹의 ‘걸크러시’ 콘셉트가 아닌, 화려하고 격정적인 퍼포먼스가 아닌 누구나 편하게 입는 청바지처럼 꾸밈없는 솔직한 매력과 자연스러움을 팬들에게 더 발산하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하면서도 ‘청춘은 아름답다’는 캐릭터를 구축하고, 여기에 발랄하면서 세련됨이 뒤섞이며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많은 가수 지망생은 점차 성장하는 뉴진스를 보며 그들을 롤모델로 삼고 가는 길을 되짚어보고 커다란 의미와 꿈을 가질 수 있다. 뉴진스도 주저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되찾게 도와줄 것이다.

뉴진스와 K-POP에 매료된 외국인들은 이제 일본, 유럽, 중국보다 한국에 더 관심이 많다. 많은 글로벌 소녀팬은 뉴진스를 동경하며 그들의 춤과 노래를 따라하고, 더 나아가 K-팝, K-뷰티 등 K-컬처를 접하며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해외 팬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고 대한민국의 브랜드화에 직접 체험하고 동참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K-팝, K-푸드, K-드라마의 질주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의 음악, 영화, 음식, 뷰티를 세계에 알리고 MZ세대 외국인들을 한국에 방문시키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글로벌 MZ세대는 K-열풍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크게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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