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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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 혐의 추가해 송치

모녀, 사과는커녕 법인 선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 고깃집 업주 부부에게 ‘갑질 행패’로 피해를 준 모녀가 검찰에 송치됐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양주경찰서는 공갈미수,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4개 혐의로 모녀를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

수사 초기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했지만, 검사의 재수사요청에 따라 경찰은 보완수사를 한 뒤 업무방해 혐의를 포함해 송치했다.

업주 부부 측은 “수사가 처음부터 다시 진행되길래 그 이유를 알아봤더니, 모녀 측에서 ‘편파적 수사를 하는 것 같다’며 수사관 교체를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모녀 측은 업주 측에 따로 합의를 시도하거나 연락하지 않았으며, 법무법인을 선임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 26일 오후 7시께 모녀는 옥정동 고기집에서 3만 2000원짜리 메뉴를 주문해 먹은 뒤 카운터에 찾아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옆 테이블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는 이유로 불만을 제기했다.

CCTV에는 모녀가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항의하다 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은 이후에도 식당에 전화해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다”며 “고깃값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모녀는 이후에도 식당에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폭언을 쏟아냈다. 업주가 공개한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 등에 따르면 이들은 “방역수칙 어겼다. 신고하면 벌금 300만원이다” “돈 내놔. 옆에 늙은 것들이 와서 밥 먹었다” “싸가지 없는 X!” “난 10만원 내면 되니까 너희 업소는 300만원 내고 끝내” 등 협박과 함께 욕설을 퍼부었다.

같이 왔던 딸도 “먹고 토할 뻔했고 속이 부글부글한다”며 “계산할 때 마스크도 안 썼던데 양주시 보건소에 신고하겠다. 주말에 (가게) 한번 엎어볼까”라며 협박을 이어갔다.

또 이들은 식당 방문 연쇄 예약, 별점테러 등 통신수단과 SNS 수단을 총망라해 사이버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식당 측과 나눈 문자에서도 “너희같이 가난한 xx들을 협박하면 대체 얼마 줄 건데?” “장난질 그만해, 쳐먹고 살려면” “다시 문자질해라. 싸움의 끝은 항상 비극이란 걸 명심해”라며 폭언을 이어갔다.

실제 모녀는 이 고깃집에 대해 ‘감염법을 위반했다’며 시에 신고했다. 그러나 당시 시 관계자는 “식당은 칸막이를 모두 설치했고, 업주가 계산할 때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업주 측은 사건 이후 피해를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 A씨는 “전화번호를 저장해 알아본 결과 항의한 손님은 현재 문학 작가이자 간호조무사이자 목사였다. 목사라는 사람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줄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른바 ‘돈쭐(돈+혼쭐, 돈으로 업주를 응원함)’을 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이어졌다.

이에 고깃집 운영 부부는 후원된 돈 70만원과 함께 자신들이 300만원을 보태 지난 6월 양주시 장애인 종합복지관에 370만 1000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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