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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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하 대행사가 천안문 광장에서 7월 1일 한국 시간 9시에 거행됐다. 시진핑을 위시한 국가 지도자들이 입장하는 화면을 중국 관영 CCTV는 전 세계에 송출하면서 시작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행사에 7만명이 넘는 정렬된 인파가 천안문 광장에 운집해 있었다.

천안문 문루에는 정치국 상무위원, 전임 지도자들, 당정 장관급 간부들이 철저히 중국의 의전 서열에 맞게 시진핑 1인을 중심으로 입장했다. 천안문 광장에 항상 크게 걸려있는 마오쪄둥 사진 바로 위가 당일 행사의 중심점임을 알 정도로 시진핑도 임석과 동시에 마오의 초대형 사진 상부 문루에 섰다. 중국인민해방군의 연합 군악대의 팡파르가 끝나기를 손을 흔들며 기다리자, 상공에는 중국 국기를 단 헬기 편대를 선두로 축하 비행대가 천안문 광장 동서를 가로질러 날아갔다. 중국이 자랑하는 스텔스기의 비행과 100이라는 숫자를 그리는 편대 비행 그리고 5색의 연막탄을 내 뿜는 비행대대의 마지막 모습이 사라졌다. 동시에 광장에서의 박수 함성과 더불어 지도부의 착석으로 이어지면서 100주년 대회는 시작을 알렸다.

현재 중국은 공청단과 태자당 출신들이 권력의 핵심을 잡고 있다. 시진핑의 태자당 출신이 전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 부분 권력분산을 통해 공청단 출신과 공유하기도 한다. 당일 사회는 바로 공청단 출신의 총리 리커치앙이 주재했다. 전임 최고지도자 후진타오도 백발의 약간 초췌한 모습으로 시진핑의 바로 왼쪽에 착석했다. 오른쪽에 있는 현 총리, 왼쪽의 전임자 후진타오는 모두 공산주의 청년단원 출신들이다. 영도자들의 얼굴은 굳어있는 미묘한 표정들이었다.

단하의 전국에서 모인 군인, 소년단, 소수민족, 관리, 일반인들 중 공산당원들의 고무된 표정들과는 달리 느껴졌다. 100주년 행사의 백미는 시진핑의 복장이다. 주변 지도자는 모두 양복이다. 외부에 보여지는 상징성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시진핑만 중산복이다. 7만명 중 아마도 유일하게 시진핑만 중산복을 입은 것 같다. 묘하게도 입은 중산복 색깔도 천안문에 걸려있는 마오쩌둥 사진 색깔과 똑같다. 중산복은 원래 1911년 신해혁명 후 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고안한 중국 나름의 근대적 의복이었다.

현대 중국의 국부 쑨원의 호인 손중산을 따와 일명 쭝산푸(中山服)라고 중국말로 불리 운다. 달리 인민복이라고도 불린다. 마오가 즐겨 입었다. 서방에서는 마오 슈트라고도 한다. 본래 시주석은 김정은을 비롯한 외국 지도자를 만날 때, 국가 대행사를 할 때 모두 양복을 입었다. 그런데 100주년 행사에 유일무이하게 당신만 중산복을 입고 문루에 나와 1시간 30분이 넘는 장시간 중요 연설을 했다. 공산당에서 가장 찬양받는 마오를 코스프레 하지 않았다고 말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마오의 반열에 자신을 등극시키려 한 것이다.

등소평이 권력분산을 위해 집단 지도체제를 만든 1982년 수정헌법을 개정해 2018년 3번 연임금지 조항도 무력화시키더니, 100주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 독재 황제임을 공고히 알리는 계기로 삼았다면 지나친 상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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