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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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동차 산업에서 후발 주자였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내연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과, 관련된 연관 기업의 기술 뒷받침이 체인으로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더불어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 선발 자동차 개발 국가에게는 경쟁이 안 되는 자동차 브랜드뿐이었다. 자체 브랜드 내연 자동차 홍치는 한때 한국도 정부에서 반강제적으로 사서 타게 했던 자동차 육성 산업과 같이 국영기업에서 주요부품을 수입해 만들어 일정 부분 국내 수요를 담당했다. 그러나 자체 야심작은 인기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국가의 눈치를 보는 공산당과 정부 기관 국유기업 공사 등만 국산차를 이용하라는 정부 지침대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사용했다. 사업을 하는 실업가나 돈이 있는 사람들은 외국에서 수입한 유명브랜드 차를 타기만 했다. 중국에 유학을 가 가장 많이 놀란 사실 중 하나가 대로 위에 한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자동차 강국 독일 미국 일본 브랜드 차가 휘젓고 다니는 광경이었다. 아우디, 콘티렌털링컨, 도요다, 벤츠 등 세계 유명브랜드 차가 다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끔 현대차도 물론 보였다. 한국에서 보지도 못한 세계의 유명브랜드 차를 중국에서 다 봤다. 한마디로 세계에서 생산되고 경쟁력 있는 모든 차가 중국에 있었다. 이런 중국이 이제는 달라졌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내연 자동차는 경쟁력확보에서 불가능을 직시하고, 유선전화에서 무선전화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발 빠른 정책 대전환으로 세계 핸드폰 시장을 석권하듯 내연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대 방향 전환을 획기적으로 단행해 무서운 속도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할 추세로 달려가고 있다. 중국의 장점은 많은 소비인구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산업도 과감한 연구개발을 통해 도전할만한 가치가 상존한다. 자동차도 지구의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세계의 어느 국가보다 판매에 대한 걱정보다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투자할 수 있었다. 계획경제 국가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비야디, 상하이차, 창청차, 채리차, 리상 등 전기자동차 생산 기업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과는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021년 1분기 세계 주요 전기차 판매량에서 수위를 달린다.

전통적 강자였던 유럽에서 44만 2천여대가 팔렸다. 유럽은 하이브리드 차도 포함된다. 중국은 순수한 전기 자동차만 47만 2천대가 팔렸다. 107만 7천대가 1분기 세계에서 팔린 전기 자동차 판매량이다. 수치로 보면 중국에서만 세계 판매량의 44%가 팔린 것이다. 사실 작년부터 증가 추세는 뚜렷했다. 신에너지 차량 정책과 맞물려 2060년까지 탄소 중립국을 선포한 중국은 4년 후인 2025년까지 전기 자동차 비중을 전 차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과 공산당 정부가 합작으로 만들어낸 전기 자동차에 적극적 투자는 미국과 유럽을 지금도 뛰어넘었고, 중국 전기 자동차 기술력의 총화로도 볼 수 있어 단순 기세로만 볼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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