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제조업체 300社 조사
87% 기업 “대안은 신사업”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수출 주력산업에 속하는 기업 10곳 중 8곳은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쇠퇴기 내지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13대 주력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신사업 추진실태와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66.3%는 주력제품의 수명주기에 대해 매출확대가 더디고 가격과 이익은 점점 떨어지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매출과 이익 둘 다 감소하는 쇠퇴기로 들어섰다는 기업은 12.2%였다.

반면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고이익을 거두는 성장기라고 답한 기업은 21.5%에 그쳤다. 새로운 시장이 태동하는 도입기라는 업체는 한군데도 없었다.

업종별로 보면 성숙기라고 답한 업체는 컴퓨터(80%), 섬유(75%), 평판디스플레이(72.2%), 무선통신기기(71.4%)에서 많았다. 자동차(50%), 반도체(41.7%)는 비교적 적었다. 쇠퇴기라는 응답은 선박(26.1%), 섬유(25%), 평판디스플레이(22.2%) 순이다.

대한상의는 “섬유, 조선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 뿐 아니라 시장이 포화되고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된 IT산업까지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있음을 나타낸다”며 “반도체, 자동차 산업도 후발국의 추격과 시장변화가 빨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응답기업의 86.6%는 성장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사업과 ‘연관된 분야(45.7%)’나 ‘동일 분야(43.0%)’를 추진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신사업 추진 산업으로는 ICT융합이 47.9%(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소재·나노(28.6%) ▲에너지 신산업(26.1%) ▲서비스산업 결합(9.7%) ▲바이오헬스(5.9%) ▲고급 소비재(3.4%) 순이었다.

하지만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대응이 초기단계에 불과해 앞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의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 검토단계(56.6%)’ ‘구상단계(9.3%)’ 등 시작단계에 있는 기업이 ‘기술력 확보 등 착수단계(23.2%)’ ‘제품출시 단계(10.5%)’ ‘마무리 단계(0.4%)’에 있는 기업보다 2배가량 많았다.

신사업 추진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49.5%가 불투명한 수익성을 꼽았다. 관련 기술과 노하우 부족(21.8%), 장기전략 부재(15.8%), 미래정보 부족(11.9%) 등의 답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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