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4% 이상 증가 분석
복합 경제위기 우려 목소리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시중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천지일보 2023.11.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시중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천지일보 2023.11.21.

[천지일보=김누리·최혜인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KB금융·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조 2316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인 16조 5510억원보다 4%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진 않더라도 큰 흐름으로는 별다른 변동 없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증권사들은 금융지주별로 KB금융의 순이익이 5조 1968억원으로 3.1%,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4조 9219억원으로 3.8%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이 3조 9433억원, 우리금융이 3조 1696억원의 순익을 거둬 각각 4.5%, 5.7%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금융권에서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금융,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우리금융인 셈이다.

증권·보험 등 금융권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 또한 변수로 지목된다. KB증권은 올해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금융지주들의 은행 자회사 이익이 3.4%, 비은행 자회사 이익이 15.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지주들은 ‘이자 장사’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새해 경영 여건이 전년보다 악화할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론 세계경기 침체와 불확실성 확대 등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최근 커지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포함한 건설사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면 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진다.

아울러 최근 이익을 낸 은행을 상대로 별도 세금을 걷자는 ‘횡재세’와 이익환수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18개 은행이 참여하는 이 민생금융 방안은 은행권 전체가 참여하는 1조 6000억원 규모의 개인사업자 이자환급인 ‘공통 프로그램’과 은행별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4000억원 규모의 ‘자율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은행의 고수익을 사후 과세나 징수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 자체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의 고수익은 기준금리뿐 아니라 소비 대출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비중, 주택가격 지수 등의 영향을 받는, 구조화된 문제”라며 “항구적 조세나 분담금 형식을 도입해 수익을 사회에 환원시키거나 사전에 은행 수익이 제한되는 방식으로 금융 환경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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