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로 재직 중 정치에 입문한 안철수 의원이 20일, 정계 입문 3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전 의원 가운데 교수 출신 국회의원들이 많다. 대개는 정치학 관련 전공자로서 대학교수직을 발판으로 현실 정치에 관여해 입신양명을 꿈꾸는 전형적인 폴리페서(polifessor)들이었다. 안 의원은 정치학 전공이 아니라 의사 출신으로서 정치에 입문했던 바, 정치 경력이 짧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를 때묻지 않은 정치인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안 의원은 도중에 제1야당 대선 후보를 문재인 대표에게 양보하고 물러섰지만 어쨌든 2012년 9월 19일 정계에 입문했으니 3년이 됐다. 그동안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직에 올랐고, 서울 노원구 재보선을 통해 국회의원으로 등극한 안 전 대표에게서 3년이란 세월은 그가 말했듯 30년 같은 세월이었다. 하루아침에 대선 후보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완주는 하지 못했지만 그의 정치신인으로서 신선함에 많은 국민들은 기대를 걸고 깨끗한 한국정치의 지형을 위해 그를 원했던 시기도 있었다.

아직도 차기 대선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가 지난 20일 정치입문 3년을 맞이해 기자회견을 가진 데 대해 전제에서도 나왔지만 왜 힘들고 외로운 길임을 고백하고, 거듭 한국정치에 미련을 갖고 야당의 바로 섬을 이야기하는가에 대해서 여러 평판이 나올 수 있다. 중량감(重量感)은 있지만 초선 정치인이 바라보는 한국정치의 현실은 부실(不實) 그 자체이며, 그 근저에는 민의를 왜곡하는 낙후된 정당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바 없다.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 요체(要諦)는 현재 국민의 관심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애정과 반성의 면도 있지만 크게는 한국정치의 낡은 정치를 새 정치로 바꾸는 일이다. 비리와 관련돼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 그 정당에 대한 후보자 배제 문제, 누가 봐도 명확한 재판 결과에 대해 ‘야당 탄압 주장’ 운운은 새정치연합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라는 점, 무엇보다 도덕적인 면에서 여당을 압도해야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옳은 방향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정치인의 혁명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마땅함인데,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고뇌가 담긴 3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정치의 고질병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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