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not caption

최근 전 세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메타버스(metaverse)’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현실을 가상세계로 확장하려는 열망과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가상공간을 활용해 폭넓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특징은 누구나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고 시공간(視空間)도 초월한다.

미국의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은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로 구분한다.

증강현실은 GPS를 기반으로 2017년도에 많은 나라에서 유행한 게임 ‘포켓몬고’가 대표적이다. 라이프로깅은 일상을 디지털로 공유하는 SNS를 뜻하고, 거울세계는 ‘구글어스’처럼 현실세계를 가상공간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가상세계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게임이 대표적이다.

메타버스의 활용 사례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는 메타버스로 입시 설명회와 신입생 환영회, 대학 축제를 열고 있고 가상 도서관도 구축한다. 또한 기업들은 신입 사원 채용 설명회나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치에도 ‘MZ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에서 선거 캠프를 꾸리고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유권자와 소통한 바 있다. 우리나라 더불어민주당도 최고위원회의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앞으로 당내 주요회의를 메타버스로 개최하고 본경선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정당 사상 처음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마 다른 정당들도 이번 대선에서 모두 메타버스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SG 경영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된다. 자동차, 건축, 조선 등 어떤 산업도 가상 도구(virtual tools)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아울러 메타버스는 교육, 의료, 조선 등 다른 산업과 만나 사회혁신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상세계에 기존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구축하고 이를 강화하거나 개선하는 방식으로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제 메타버스는 일상에도 스며들고 있고 가상세계를 통해 현실을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교육·의료·엔터테인먼트 등 사회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디지털 소셜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메타버스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는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지난 2019년 464억 달러(약 53조원)에서 2030년 1조 5429억 달러(약 1765조원)로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 관련 고용 규모도 같은 기간 82만명에서 2336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네이버Z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가입자 수는 2억 8000만명을 돌파했다. 메타버스 기반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지난 5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53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새로운 세상을 여는 메타버스는 이제 모든 분야에 활용하는 것과 성장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 다른 나라보다 한 발 앞서서 국제 공조로 관련 법령·제도를 연구해서 도입해야 한다.

또한 관련 기기·부품 등 디바이스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등 기술개발을 하고 산업화하며 글로벌 표준도 선점하도록 정부는 물론 기업도 매진해야 한다. 그리고 메타버스가 확산 시 나타날 부작용 즉, 정보격차, 디지털범죄, 개인 정보보호 등의 우려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