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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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핫이슈는 단연 ‘라이브 방송(라방)’이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라방이란 소비자가 모바일과 웹으로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판매자와 소통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이며 채팅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이다.

라방은 홈쇼핑과 유사한 것 같지만 다르다. 영상매체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서 유사하나 실시간 채팅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쇼호스트가 소비자의 아이디를 부르며 인사하기도 하고 매장에 가지 않고 상품의 궁금증을 풀 수 있어 흡족할 수 있다. 심지어 상품의 단점을 지적하고 솔직하게 응답하는 가하면 상품과 관계없는 대화도 하면서 소통의 즐거움, 친근함을 누린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 민족 등 대기업들도 황금알을 낳을 사업으로 인식하고 시장에 서둘러 진입하고 있다. 네이버의 ‘쇼핑라이브’, 카카오의 ‘톡 딜라이브’, 티몬의 ‘티비온라이브’ 등이 대표적인 라방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4천억원대의 라방 시장규모가 2023년에는 10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미용·식품·필수품 등 저가 상품 위주로 비교적 낮은 연령층을 주요 고객으로 운영됐던 라방은 최근 이용 층 확대와 함께 전 방위로 판매 제품군을 넓혀가며 가전업계에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사업 전 제품군으로 라방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비스포크 큐커’ 출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 시청자가 50만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5~12월 11회에 그쳤던 삼성전자의 라방은 올해 상반기에만 48회로 약 5배 증가했다. LG전자 역시 라방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 상반기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LG전자는 냉장고와 에어컨, 스타일러 등 대부분 프리미엄 제품들을 라방으로 판매하고 있다. 신일, SK매직, 코웨이, 쿠쿠, 해피콜 등도 라방 마케팅을 강화하며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소 가전 업계의 최대 매출처는 TV 홈쇼핑이었다. 그러나 최대 30%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가 부담이었다. 또 MZ세대 소비자는 TV 시청 시간이 적어 홈쇼핑 이용률도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라방이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 가전 브랜드가 적은 투자비용으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홈쇼핑 등 기존 유통 채널 대비 판매 수수료가 낮고 매출 효과가 커, 수익성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평균적으로 중소 가전 업계의 라방 플랫폼 수수료는 10% 이하다. 국내 중소 가전업계에 따르면 라방을 개시한 업체들의 실시간 방송 매출이 전년보다 평균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MZ세대와 소통하는 유통 마케팅 채널로 라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력 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MZ세대가 선호하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면서 라방을 통한 판매가 늘고 있다.

라방은 막강한 자본과 시스템을 갖춘 기업만이 하는 분야가 아니다. 훌륭한 스튜디오가 없어도 방송 전문기술이 없이도 가능하다. 라이브 송출과 온라인 사이트로 연결만 할 수 있다면 농장, 공예가의 공방 등 어디든지 라방의 현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라방의 시대에는 누구든지 이커머스 판매자와 소비자, 쇼호스트가 될 수 있다.

라방은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할 가장 효과적인 채널이다. 라방은 수수료가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 주요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소 업체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판매뿐만 아니라 제품 사후관리(AS), 브랜드 이미지 관리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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