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3

입당 포석에도 지지율 하락

‘후쿠시마 원전’ 등 설화 발목

與野 앞다퉈 尹에 날 세워

일각서 “정책·비전 제시해야”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5개월 만에 10%대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입당이라는 포석을 들고 나왔지만 잇따른 설화와 당내 경쟁자의 공격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다. 이제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만이 전부가 아니라, 윤 후보만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후보 지지율은 19%로 나왔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1%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20%대로 이 지사와 3%p 이내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9%로 하락하며 한 달 만에 6%p가량 떨어진 것이다.

그간 윤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검찰총장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맞서고 공정을 내세우며 반문 정서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이후 윤 후보는 X파일, 전언 정치, 대변인 사퇴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에 윤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지지율 반등을 꾀했다. 또 자신의 대선 캠프에 인사들을 영입하며 몸집을 불리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묘수를 꺼냈다.

그러나 잇따른 설화가 윤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120시간 근무’ ‘대구 민란’ ‘페미 저출산 유발’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8.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8.4

여권은 특히 ‘후쿠시마 원전’ 발언에 대해 “일본 극우도 어리둥절 할 일” “일본으로 떠나라”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은 후쿠시마 원전 발언에 대해 “올림픽을 통해 후쿠시마 부흥을 기원하는 일본조차도 하지 않는 주장”이라며 “일본 극우도 어리둥절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1일 1 망언을 피하려고 대선 출마자가 휴가에 들어갔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휴가를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SNS에 “윤석열씨가 매일 쏟아내는 상식 이하의 망발은 국민들께 불안과 실망을 드린다”며 “마치 (후쿠시마 사고) 그해에 혼자만 무인도에 들어가셨던 것만 같은 상식 밖의 말”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김두관 의원도 “독도가 원래 일본 땅이라고 할까 봐 걱정될 지경”이라며 “이 더운 삼복더위에 국민들 더 열 받게 하지 말고 당장 후보 사퇴하고 일본으로 떠나라. 폭발도 오염도 없었다고 믿으시는 후쿠시마 원전 옆에 집 한 채 사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경기도 파주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제공: 최재형 캠프) ⓒ천지일보 2021.8.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경기도 파주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제공: 최재형 캠프) ⓒ천지일보 2021.8.4

여권은 물론 당내 대선주자들도 합세해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야권 대선주자로서 지지율 1위를 사수하고 있지만, ‘현 지지율은 거품인 게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러 지금 문제 됐다고 하는 발언들을 생각해볼 때 말씀을 편하게 하시는 성격이신 것 같다”며 “그런데 이제 정치인으로 되신 다음에 이 발언의 무게가 좀 다르다고 봐야 한다. 정치에 적응해 가시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들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광장’에 출연해 “(윤 후보가) 우리 국민의 삶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 돼 있고 전혀 엉뚱한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회의원들 줄 세우고 우리 당 텃밭을 다니면서 세를 과시하는 데 바쁘다”고 지적했다.

이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 입당 후 당 주최 행사에 연이어 불참하는 등 지도부를 충분히 예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과도 맞물린다. 일각에선 반문만으로 안 되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윤 후보가 어떠한 정책과 공약을 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지지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지지율만 가지고는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우리 당과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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