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이 국제 망신을 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난 상황이지만 세계인의 우정과 평화, 화합에 기여하는 지구촌의 축제, 올림픽에 관해 MBC 방송사가 배려 없는 방송을 내보내 올핌픽 정신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급기야 루마니아 대사관으로부터 항의까지 받고서야 박성제 문화방송 사장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던 것이다. 언론이나 언론인들은 언론의 윤리와 준수규칙을 지켜야 함은 불문가지인바, 그런 속에서 방송인이 바람직스럽지 못한 멘트로 국가 사법기관을 폄하했으니 국민들도 그 배경에 의아해하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두둔하기 위해 23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다스뵈이다 171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과 함께 김 전 지사의 재판 결과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중 재판부를 향해 “와 이 개놈 XX들 진짜 열받네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거를”이라며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김씨가 이 말을 주장한 배경은 김 전 지사를 꽤 오래 알았는데, 그 양반(김경수 전 지사)은 죄를 지을 사람이 아니다는 개인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인의 한 마디에 졸지에 우리나라 최고법원인 대법원 해당 대법관들이 ‘개놈 XX들’이 되고 말았다. 대법관이 아닌 지방법원의 단독 판사라 할지라도 법 내용에 충실하게, 또 의심의 여지가 없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등 고도의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판결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법적, 내용적인 견해 없이 단지 개인적 견해 또는 피고인과 잘 알고 지낸다는 것만으로 단정하는 건 올바르지 못하다. 여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드루킹 사건 관련 김경수 전 지사의 위법적 행위, 그것도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김 전 지사의 유죄가 확정되자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여론조작으로 민의를 왜곡시키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반민주적 행태의 당사자로서 국민 앞에 마땅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직접 피해 당사자이기도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누가 김경수, 드루킹 범죄로 가장 이득을 봤는지는 천하가 다 알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격했다. 또한 야권의 대선 선두 주자격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이 건과 관련해 “이것이 ‘비서 김경수’가 책임질 일인가. 문 대통령이 답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사건에서 여권 핵심인 김 전 지사가 범죄에 공모했던 만큼 민주당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최초 드루킹 사건이 추미애 대표 시절 추 대표가 수사를 직접 지시해 사건화됐으니 여당 대표가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할 판인데, 이 사건을 판결한 대법원을 폄훼하고, 진상을 캐묻는 야당을 탓하고 윤 전 총장에 대해 맹공하고 있으니 내로남불이 따로 없는 거꾸로 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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