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 1895명을 기록했다. 네 자릿수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9일 나온 신규 확진자 수도 1674명이다. 이대로 언제까지 갈지 국민은 불안하고 피곤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 나은 편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거의 ‘비상사태’ 중에 경기를 치르는 분위기다. 유럽은 상황이 더 나쁘다.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쓰는 나라도 생겼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정부의 방역정책만큼은 매우 신뢰하는 편이다. 공급 물량이 부족해서 그렇지 접종률도, 속도도 좋은 편이다. 의료시설이나 후유증에 대한 조치도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날 의료 관계자들이 보여 주는 헌신은 한마디로 감동이다. 물론 국민의 높은 참여율은 코로나 방역대책의 모범국 상징이 된 지도 오래다. 그럼에도 정부의 잦은 혼선과 백신 공급량 부족 등은 빨리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에서 또 방역정책과 관련해 설화가 불거졌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한 모더나사의 백신 세부 공급계획을 밝혀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잘 알려진 대로 백신 공급은 정부와 기업 간의 비밀유지가 뒤따른다. 더 큰 혼란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그런데 바로 이 문제를 집권당 송영길 대표가 공개적으로 공급계획 일부를 밝힌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모더나사와의 약속 위반 문제도 불거질 수 있을뿐더러 자칫 백신 추가 도입의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유감을 표명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다행스런 것은 모더나사가 이것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따라서 당초 공급계획대로 백신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송영길 대표는 백신 공급 물량 부족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집권당 대표이기에 그런 의지가 매우 강했을 것이다. 그러나 방역정책에는 정치권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우리 정부의 방역정책이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치권이 나서서 너도나도 한마디씩 던진다면 국민적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침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총력 대결 태세로 가는 분위기에서 방역정책을 놓고 왈가왈부 진영 대결로 간다면 그것은 최악이 될 수밖에 없다. 백신에는 좌우도, 여야도 없다. 오직 국민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역정책만큼은 정부에게 맡겨야 한다. 다시는 송 대표의 오버하는 발언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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