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출처: 뉴시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출처: 뉴시스)

조선중앙통신에 담화 발표

전문가, 북한 도발 가능성엔

“남측 금강산 시설 철거 가능성”

당장 도발에 나서지 않을 거란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용납 못 할 도발 행위”라며 “상응한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위기 국면 당시 잇따른 담화 발표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대남 도발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이번에도 대남 행동에 나설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김여정 “용납 못 할 행위… 상응 행동 검토”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얼마 전 남조선에서 ‘탈북자’ 쓰레기들이 또다시 기어다니며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하는 용납 못 할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남조선당국은 탈북자 놈들의 무분별한 망동을 또다시 방치해두고 저지시키지 않았다. 매우 불결한 행위에 불쾌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우리는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29일 사이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에서 대북 전단 50만 장과 소책자 500권, 미화 1달러 지폐 5천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주장했다.

대북전단금지법 시행 이후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개정 법률의 입법 취지에 맞게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대북전단 살포 강행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5∼29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경기·강원도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한으로 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대북 유인물을 들고 있다. 2021.4.30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연합뉴스]
자유북한운동연합, 대북전단 살포 강행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5∼29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경기·강원도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한으로 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대북 유인물을 들고 있다. 2021.4.30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연합뉴스]

◆“우리 정부 대응 따라 달라질 듯”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전단을 문제 삼고 또 다시 불쾌감을 드러낸 터라, 지난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당시와 같은 위기가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북전단이 작년처럼 또 문제가 되니까 지적하는 차원”이라면서 “이번 참에 이 문제를 분명히 해결하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상응한 행동’과 관련해선 “우리 정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도발에 나선다면 일례로 금강산 시설을 철거하겠다고 한 바 있는데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남측 정부를 압박해서 북한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대내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에서 필요 이상으로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작년 6월 김여정 부부장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보류된 적이 있는데 그 때 이후에 쓰려고 남겨둔 카드를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부부장이 지난해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열거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당장 도발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있는데, 어쨌건 남북 시계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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