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축사를 했다. 광복절 경축식이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의 2004년 이후 15년 만이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보다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광복절 기념식이 제대로 자리를 찾았다는 의미에서 뜻깊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언제든지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본이 어떻게 화답할지 조금 더 지켜 볼 일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광복절 경축사의 대부분은 일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를 향한 의지와 희망의 메시지였다. 문 대통령은 “2023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원 코리아, 아직은 꿈같은 얘기지만 그러나 꿈으로만 끝낼 수 없는 남북 모두의 염원이며 민족의 희망이다. 문 대통령이 밝힌 대로 간다면 시간도 그리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관계를 강조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은 남북화해와 협력 위에서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라면 이제 30개월 쯤 남았다. 북한이 비틀고 미국이 판을 엎는 식이라면 한국의 노력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자신감과 확고한 신념의 소산이라 하겠다.

이 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해방 후 7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6대 수출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었으며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평화경제’가 이뤄지면 세계 6위권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물론 세계적인 경쟁에서의 앞자리가 만능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과소평가하지 말자는 것이다. 요즘 정치권 일부와 특정 집단의 ‘자폭성 내부 총질’이 난무하고 있다. 과잉도 안 되지만 과소는 금물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미래로 가는 우리에게 자신감과 희망의 근거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반갑고도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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