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학부모가 자녀의 복장 상태를 지도한 중학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하고, 한 중학교 교사는 자신을 폭행한 혐의로 학생을 고소하는 세상이 됐다. 전국의 교사들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고 정상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집회를 열며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라고 외치고 있다.

최근 교권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참을 만큼 참았던 교사들이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며 교사의 인권도 존중하고 교사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달라며 정부의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 일선에선 학생들의 교권 침해 행위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호소한다. 교사가 제대로 혼내지도 못하는 교육 현장에서 생활 지도만으로 학생을 관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교사들은 학생으로부터 욕설, 폭행, 무시를 당해도 아동학대 고소가 두려워 대응을 못 한다. 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을 깨울 수도 없고, 급식을 먹지 않고 버려도 지도할 수 없다.

교권 확립을 위해선 무엇보다 학부모의 자제가 필요하다. 오래전처럼 스승 존중과 학교폭력 예방은 필수다. 현직에 있는 한 중학교 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이제는 모든 국민이 스승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자제와 협조가 필요한 시기라며, 교육환경이 붕괴되면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 늦기 전에 학생들에게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을 강조하는 가이드를 마련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학교가 바로 설 수 없고 학생들은 참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없다. 어쩌면 꿈과 미래가 없는 학생들이 스스로를 자책하고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교사에게 표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제는 학생들이 스승을 바로 알고 꿈을 키우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학교 밖 다양한 체험이 필요한 때다.

생생한 현실 교육 속에서 스타들도 함께 참여하는 청소년체험학습이 어두운 곳에서 방황하고 교사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학생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코로나로 3년 넘게 멈춰졌던 시간 속에서 청소년의 역량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돼야 한다. 방황하는 청소년의 꿈을 응원해주고 자신의 꿈을 잃지 말라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해주고 진로를 잡아주는 체험학습이 필요하다. 교사에게 반항하는 청소년들은 어른 세대에 가슴 속 꿈을 꺼내보지 못하고 꿈을 가리고 있다. 본인만의 꿈을 잊지 않고 간직하며 키워나갈 수 있게 조언해주고 설계해주는 전문 체험학습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올해 가을에 열리는 학교폭력 예방·스승 존경 문화 정착을 위한 스타와 함께하는 청소년체험학습은 각계각층의 도움을 통해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고 당당히 꿈을 실현하는 설계자로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승에게 반항하고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지고 시간만 허비하는 청소년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결국, 20대에도 진로를 찾지 못하고 무의미한 시간 속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교사를 포함한 주변인들을 원망하기도 한다. 이러한 청소년들이 개선되고 변화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꿈과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에게 학교 밖 진로직업 체험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미래에 대해 갈등하고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학교 밖 진로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진로 로드맵을 설계해주고 또래들과 어울리며 미래를 설계하고 도전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체험학습 진행이 이어져야 한다.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참여한 학생들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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