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요즘 많은 어린이, 청소년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다. 연예인이라는 이미지는 이전과 달리, 보다 쉽게 접하고 동경할 수밖에 없는 선망의 대상이다.

갈수록 많은 청소년이 연예인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화려한 퍼포먼스, 스포트라이트나 뜨면 큰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연예인은 이제 노력과 땀, 기회의 산물로 얻을 수 있는 뚜렷한 직업군이다. 누구나 기획사 홈페이지를 통해 연예인 입문에 노크하고 공중파나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접하게 된다.

10대, 20대가 연예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사회생활 경험 부족에서 올 수 있는 비현실적인 데자뷰 현상이다. 스스로 연예인이 된 듯한 착각과 함께 무의식적인 환상에 사로잡힌다.

아울러 자유로운 특성도 한몫한다. 무언가 미친 듯이 열광하고 싶은 자유로운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가 충만할 때다. 과거 슈퍼스타K 시즌2에서 140만명에 달하는 젊은 세대가 지원했고 극소수를 제외하고 모두 낙방했지만, 여전히 연예인이 되고 싶은 열기는 뜨겁다.

많은 배우 혹은 가수 지망생이 조급해하며 빨리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는 태생적인 소질도 중요하다. 그런 소질이 없다면 스스로 냉철한 준비와 판단을 통해 내가 아티스트로 소질이 있는가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남보다 자신이 갖추고 있는 게 무엇인지, 자신의 목소리 컬러가 무엇인지, 타인과 차별화되는 나만이 가진 캐릭터가 무엇인지 빨리 꿰차고 발전시켜야 한다.

연예인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오디션을 통과하는 데 100% 해답은 없다. 오디션 전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가자들은 매 순간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오랜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가장 매력적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강남을 포함한 연기학원, 실용음악학원 등에서 많은 지망생이 제법 비싼 수강료를 내고 입시, 기초반에서 학습한다. 또 배우나 가수가 되기를 희망하며 연극영화과, 실용음악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수만명의 학생이 아직 자신들이 희망했던 배우나 가수, 뮤지션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다른 업종으로 이탈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는 변화와 노력을 펼칠 수 있는 공식적 무대가 적은 것도 사실이며, 아무런 준비 없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포기하고 업종을 변경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꼭 아티스트가 아니라도 문화콘텐츠, 문화기획, 문화예술경영 분야에 노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다양한 장르별 산업체인 영화, 방송, 광고,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분야에 문화산업 인력으로 진출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의 내실 경쟁력 강화, 디지털화가 되면서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됐던 업무 프로세스는 이제 다수의 해당 분야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배우나 가수가 되는 길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으며 절대 강자나 약자 없이 모든 대중에게 기회를 주는 평등 구조 시스템도 아니다. 개성, 창조력, 인내, 상상력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내공을 통한 경쟁력이 무엇보다 필수다. 연예계에 입문하려는 지원자들은 자신의 재능, 끼와 캐릭터에 대해 사전 전문가들과 컨설팅을 하거나 진로상담을 통해 명쾌하고 확실한 답변을 듣고 행동으로 옮겨도 늦지 않다.

막연한 환상으로 연예인을 동경해서는 곤란하다. 평범하게 생기든, 재미있게 생기든, 매력 있게 생기든 내공 있는 연기력과 자신만이 내세울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하지 못해도 재미가 있어야 하고 깊은 인상을 남기는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과장한다거나 거짓이 내포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