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할리우드 스타 ‘톰형’ 톰 크루즈가 한국 팬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고 출국했다. 내한 마지막 날까지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고 세대를 넘나들며 소통했다.

60세 나이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건강함을 내세우고 위험한 액션도 스턴트 없이 가리지 않는 톰 크루즈는 진짜 배우가 무엇인지 관객들의 뇌리에 그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그저 쉬지 않고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논스톱으로 달려가는 톰의 모습은 모든 사람이 동경하는 건강한 인생의 롤모델이다.

지난 2001년 필자가 영화잡지사 기자 재직 시절 마주한 톰 크루즈의 ‘특급매너’를 여전히 기억한다. 당시 노트북이 유행하지 않던 시절, 영화 ‘바닐라 스카이’ 기자회견 당시 맨 앞줄에 앉았던 여기자가 필기하던 펜을 떨어뜨리자, 무대 위에 있던 ‘슈퍼스타’ 톰은 바로 뛰쳐나와 그 여기자의 펜을 집어줬다. 그 모습을 목격한 영화 기자들은 왜 톰이 글로벌 스타인지를 새삼 재발견했다.

톰 크루즈는 현재도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배우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미국인 친구 바바라는 필자에게 “수십년 전이나 현재도 톰 크루즈는 미국인들 누구나 좋아하는 깊은 영감을 주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지난해 톰은 선하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미국 제작자협회가 수여하는 평생공로상도 수상했다. 미국 제작자협회는 톰에 공로상을 수여하며 “헌신으로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중 일부를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영화 속에서 톰 크루즈는 헬리콥터도 직접 운전하고 제트기도 타보고 패러 슈팅도 한다. 바이크를 타고 직접 절벽에서 뛰어내리며 모든 스턴트 연기를 직접 소화하는 톰 크루즈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반복해 연습하고 촬영 전 주변 환경을 꼼꼼히 관찰하면서 준비한다. 90도에 가까운 절벽 위에 오토바이가 달릴 수 있는 점프대를 제작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으로 질주하는 톰의 모습은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한국을 방문하는 목적이 영화 홍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일부가 되는 걸 직접 체험해 보는 게 본질이라고 털어놓은 톰의 철학은 많은 팬에게 깊은 울림까지 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톰은 방이동, 경의선 숲길 등을 찾으며 서울 시민들과 소통했고, 서울의 한 불고기 식당을 방문해 한국 음식도 체험했다. 팬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고, MZ세대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톰은 항상 준비하는 배우다. 고난도 액션신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런 겁에 맞서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또한 연기에 안정감을 선사하기 위해 루틴을 반복한다.

여전히 젊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신뢰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굳은 의지가 톰이 수십 년간 글로벌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다.

톰이 지금처럼만 유지한다면 또다시 팬들이 그를 알아보고, 박수를 쳐주며,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줄 것이다. 톰 크루즈를 포함한 중년이 넘은 스타들의 활동에 대한 기대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며, 큰 에너지와 도전 정신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돼 더 큰 울림으로 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중년 배우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다리는 팬들은 그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중년 배우들도 자신감을 다시 얻고 캐릭터와 돋보이는 컬러를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며 팬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톰 크루즈가 강조한 “항상 제대로 준비하고 있어야 하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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