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손괴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포함한 10여 명 임직원에 대해 수사의뢰 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사진제공: 삼성전자)

LG전자 “타사 제품 테스트해보는 건 통상적”
삼성전자 “테스트 아닌 고의적인 파손”
양측 반박ㆍ재반박 자료 내며 공방 중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지난 5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IFA 기간 벌어진 삼성 세탁기 파손사건을 놓고 고의성 공방을 벌인 데 이어 14일 2차 공방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검찰 수사의뢰를 택했고, 양측 모두 반박에 추가반박 자료 등을 배포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IFA 기간 중 독일 유통점 세탁기 파손 CCTV 확인 결과 국내업체 사장으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LG전자 조성진 사장(HA 사업부문장)을 포함한 10여 명의 임직원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알려진 자툰사 유로파센터 매장에서의 파손사건 외에도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에서도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3대가 동일한 형태로 손괴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해 현지 경찰에 신고했으며, 제품을 파손한 사람이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10여 명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슈티글리츠 매장 측과 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 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중 한 명이 세탁기를 파손시키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품을 파손시킨 사람이 국내업체(LG전자) 사장이란 점을 확인했지만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현지에서는 사안을 확대하지 않고 국내에 돌아와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를 파손시켜 소비자들에게 원래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켰고 거짓 해명으로 자사의 전략제품을 교묘히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아울러 기업 간 올바른 경쟁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진실 규명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앞서 유로파센터 매장에서의 사건을 해명했을 때와 동일하게 “단순히 제품을 살펴보는 정보였을 뿐 고의적인 파손이 아니라”며 반박자료를 내놨다. 오히려 다른 제품에 비해 삼성전자 제품이 유난히 취약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당사가 제품을 파손시켜 그 제품 이미지를 시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당사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상식적일 것”이라며 “해당 현지 매장은 일반 소비자들 누구든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볼 수 있는 양판점으로, 해외 출장 시 경쟁사 현지향 제품과 그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건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에도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세탁기를 비롯한 국내외 회사 백색가전 제품들의 사용환경을 두루 살펴봤다”며 “다른 회사 세탁기들과 달리 유독 해당 모델(삼성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은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LG전자 입장에 대해 “거짓해명을 반복하는 것에 실망스럽다. 한 회사 최고 임원이 남의 매장에서 제품을 파손하고 떠난 건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LG전자는) 매장 측에서 어떤 요구도 없었다고 해명했는데 이미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 측에서 9월 5일 베를린 45구 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고 재반박했다.

또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의로 위에서 힘을 주어 문을 누른 후 연결부위에 유격이 생기게 만든 것”이라며 “LG가 말한 테스트는 일정한 실험환경에서 하는 것이지 매장에서 테스트를 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LG전자는 다시 재반박 자료를 내고 오히려 삼성전자의 자사를 흠집 내기를 의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 추가 자료에는 독일 자툰 슈티그리츠 매장 측에서 지난 5일 베를린 45구 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당사 독일법인은 물론 본사도 매장 측과 경찰당국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어떠한 요구도 없었다”며 삼성전자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선 반박자료에서는 “이번 일이 글로벌 1위 업체인 당사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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