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자산관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청년 자산관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 근로소득보다 빚 많아

내집 마련 위한 대출만 34.4%

 

청년희망적금 등 정책상품 인기

출시 전부터 ‘도약계좌’ 관심높아

 

주식·코인 대신 예·적금에 돈 넣어

‘13월 월급’ 대비해 절세상품 필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 됐다. 특히 한국사회의 경제·소비 주체로 급부상한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는 투자 시장을 견인하고 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30대 청년들의 경우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서 가상화폐나 주식 투자 등 위험자산 대신 매달 차곡차곡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는 은행권 예·적금에 돈을 붓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연 10%대의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정부가 예상한 38만명보다 약 8배 많은 290만명이 몰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년 공약으로 내놓은 ‘10년 동안 70만원 부으면 1억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청년도약계좌’도 청년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청년층 사이에서 ‘목돈 마련’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 통화정책 및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리스크로 주식·가상화폐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금융권 저축상품으로 돈을 붓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또 최근 MZ세대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조기 은퇴를 꿈꾸는 ‘K-파이어족’의 모습을 꿈꾸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파이어(FIRE)란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른 은퇴를 바라는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이들은 재정적 자립에 중점을 두고 행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불필요한 소비에서 벗어나 중요한 것에 몰입하는 가치전환을 중심으로 돈에 얽매이지 않고,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학 입시’부터 ‘입사’까지 쉬지 않고 달려와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한 새내기 직장인은 금융 거래 경험이 적은 데다 어떻게 자산관리를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입사 후 1년간은 ‘재테크 마라톤’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으로 여겨진다. 첫 월급부터 계획을 세워 저축 및 투자에 나서야 향후 10년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 기간 자신에게 알맞은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되, 한 곳에 자산을 모두 투자하는 ‘올인(All-in)’ 전략은 피하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에 금융회사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 직장인들과 사회초년생 등 청년들을 평생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알짜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잔돈이나 포인트를 통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해 ‘짠테크(짠순이·짠돌이 재테크)’ 고객 사냥에도 나서고도 있다.

천지일보는 사회초년생들이 반드시 가입해야 할 금융상품과 종잣돈 마련을 앞당길 수 있는 금융전략을 소개해본다.

◆경제 주력된 MZ세대… 자산은 취약해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MZ세대의 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기존 세대와 다른 선호체계 등을 보이는 MZ세대가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향후 상당 기간 우리나라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지만 소득, 자산, 부채, 소비 등은 20년 전 같은 연령대였던 ‘X세대(40~54세)’와 ‘BB세대(55~64세)’에 비해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MZ세대(24~39세)의 근로소득은 2000년 같은 연령(24∼39세)의 1.4배로 늘었지만 X세대, BB세대의 근로소득이 2000년 같은 연령대의 1.5배, 1.6배인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이들의 금융자산 역시 2001∼2018년 정체된 상태다. 취업난 등으로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은 세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MZ세대의 빚은 같은 연령대의 4.3배에 이르면서 X세대(2.4배), BB세대(1.8배)를 크게 웃돌았다.

결국 약 20년 전 같은 연령과 비교했을 때, 2018년 현재 10대 후반∼30대 젊은 MZ세대들의 소득과 금융자산은 X세대나 BB세대보다 덜 늘어난 대신 빚은 크게 불었다는 뜻이다.

이같이 청년들이 빚더미에 앉은 것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투기성 대출이 늘어났고, 1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총량규제에 들어가며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른 영향을 받았다.

MZ세대가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비율은 34.4%로, X세대(32.1%)와 BB세대(19.6%)에 비해 높았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20년 전 같은 연령대 젊은이들과 비교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훨씬 더 많은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20년 전 같은 연령대 젊은이들과 비교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훨씬 더 많은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연합뉴스)

◆고금리 정책 상품으로 목돈 만들기 해볼까

이러한 가운데 청년층 사이에선 재테크를 위한 목돈 마련에 나서는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청년희망적금 열풍과 은행권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인기몰이가 그 예다.

청년희망적금은 정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내놓은 정책금융상품이다. 연 소득 36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대상으로 지난 4일까지 신청이 진행됐다.

매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2년 만기 동안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만기까지 납입할 경우 은행 이자에 더해 정부의 저축장려금이 최대 36만원 지원되고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아 사실상 ‘연 최고 10%대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해당 상품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시중은행 앱(애플리케이션)에선 접속 오류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에 금융당국은 오는 7~8월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윤 당선인의 청년도약계좌도 ‘1억통장’으로 불리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출시 전부터 온라인상에선 청년도약계좌의 조건을 분석하는 청년들의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펴낸 윤 당선인의 공약집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일하는 청년 대상으로 진행된다.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저축하면 정부가 월 최대 40만원을 지원해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준다. 이는 벌어들이는 소득에 따라 정부의 혜택이 달라진다.

해당 상품은 단리상품(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상품)인 청년희망적금과 달리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을 적용한다.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 부분까지 고려하면 청년희망적금의 정부 전체 혜택은 은행 최고 금리 연 6%의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부분 11만 5500원에 장려금 36만원을 더한 47만 5500원이다. 반면 청년도약계좌는 연 소득 2400만원의 경우(30만원 납입) 장려금 4800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 954만 342원을 더한 5754만 342원을 정부 혜택으로 볼 수 있다.

영업부점에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청년희망적금은 가입일 기준 만19세에서 34세가 신청 가능하다.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 및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출시 첫주인 이날부터 25일까지는 5부제를 적용한다. 이날은 91·96·01년생이 신청할 수 있다. (출처: 뉴시스)
영업부점에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청년희망적금은 가입일 기준 만19세에서 34세가 신청 가능하다.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 및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출시 첫주인 이날부터 25일까지는 5부제를 적용한다. 이날은 91·96·01년생이 신청할 수 있다. (출처: 뉴시스)

◆발품 팔아 고금리… 상호금융·인뱅 인기↑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고금리 예·적금으로 쏠렸다. 잠재 고객인 청년층을 유치하기 위해 상호금융과 인터넷전문은행 등도 고금리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지난 3일 연 최고 8.0% 금리를 제공하는 4차 플러스정기적금을 신한카드와 연계해 출시했다. 신목신협은 4일 연 3.2%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예금 ‘한아름정기예탁금’도 출시했다. 한아름정기예탁금은 당초 4~5일 이틀 동안 비대면으로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신청이 쏟아지면서 출시 2시간 만에 완판됐다.

신협 등 상호금융조합은 지점별로 불시에 특판을 출시하고 있어 중앙회에서 상품을 일괄해서 집계·공시·운영하지 않는다. 좋은 조건의 특판이 나왔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직접 발품을 팔거나 꼼꼼한 검색에 나서야만 한다는 말이 된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유튜브 채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는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기본금리 1.8%에서 우대금리 최고 연 8.2%를 적용해 최고 1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도는 20만원 이하, 적금 가입일 직전 6개월 내 우리 신용카드 이용 이력이 없다면 가입할 수 있다.

토스뱅크의 경우 1억원 한도 내 2%의 금리를 제공하는 ‘토스뱅크 통장’을 통해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해당 상품은 예금잔액 1억원까지 연 2.0%, 1억원 초과 시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는 매일 이자를 정산해 고객이 버튼을 누르면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도 시작해 파킹통장으로서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은행권 최초로 고객들에게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공: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은행권 최초로 고객들에게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공: 토스뱅크)

◆시중銀, 4% 금리 상품·이벤트로 고객 몰이

주요 은행들도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서비스,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출시한 ‘잔돈투자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잔돈투자 서비스는 1000원 미만의 소액을 매주 또는 수시로 펀드에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 짠테크족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기적인 소득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마이(My)급여클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이체·현금인출 등 수수료를 면제하고, 환율·금리를 우대하며 매월 소득이 입금될 때마다 ‘월급봉투’도 제공한다.

또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는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상품은 1년 동안 매월 1000~50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 신한카드 개설 등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4.40%의 금리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의 최고 금리 연 3.5% 수준인 1년 만기 ‘KB마이핏적금’과 ‘직장인우대종합통장’도 인기를 끌고 있다. KB마이핏적금은 KB마이핏통장과 연계해 정기적 수입·지출이 발생하는 경우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은 인터넷을 통한 예·적금 가입 시 연 0.3%p 우대금리 제공과 함께 외화 환전 및 해외송금 시 수수료 50%를 우대한다.

우리은행의 ‘스무살 우리 정기적금’도 돋보인다. 이는 만 18~30세 이하를 대상으로 월 20만원 이하로 1·2·3년간 돈을 모을 수 있다. 조건 충족 시 최대 연 0.5%p 우대금리가 제공돼 최대 연 3.4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고 연 4.85%의 금리가 적용되는 NH농협은행의 ‘NH1934월복리적금’도 있다. 12개월 이하, 비대면 채널에서 월 평균 2건 이상 자금 이체 등의 조건을 갖추면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5월 31일까지 ‘잔돈투자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제공: 하나은행) ⓒ천지일보 2022.3.11
하나은행은 오는 5월 31일까지 ‘잔돈투자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제공: 하나은행) ⓒ천지일보 2022.3.11

◆‘내집 마련’ 원한다면 주택청약저축부터

MZ세대의 사회초년생 대다수는 무주택자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무주택자 청년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선 많은 대출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많은 청년의 목표인 ‘똘똘한 집 한 채’ 마련을 위해선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은 필수다. 민영주택과 공영주택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납입 횟수와 금액이 향후 청약 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빨리 가입하면 할수록 유리하다.

이를 가입할 경우 연간 240만원 한도, 연간 납입액의 40%만큼 향후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이 비교적 적다면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만 19~34세의 연소득 36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와 세대원이 2년 이상 통장을 유지하면 기본형 주택청약종합저축보다 이자를 1.5%p 추가 제공하고 있다.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을 대비해 연금저축·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절세 상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연말정산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위해선 소득공제 상품이 필수다.

특히 연금저축과 IRP는 금융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단순히 현금만 넣어두더라도 향후 연말정산에서 해당 금액만큼 자동 반영된다. 해당 상품들은 총급여 5500만원을 넘으면 납입액(700만원 한도)의 13.2%, 이를 넘지 않는 경우 납입액의 16.5%까지 세액 공제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연금저축의 납입 한도는 400만원, IRP는 700만원으로 두 상품 합산 기준 총 700만원까지만 납입하면 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 2022.03.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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