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위드코로나 이후 첫 주말인 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 야외마당에 불자들이 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7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위드코로나 이후 첫 주말인 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 야외마당에 불자들이 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7

간격 유지 등 방역지침 준수

일부 신도 몰리며 혼잡하기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가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코로나로 전환된 이후 처음 맞이한 일요일인 7일, 대형 교회와 사찰 등 종교시설에서는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종교행사가 진행됐다. 오랜만에 종교시설을 찾은 신자들의 얼굴에선 웃음꽃이 피었다. 다만 방역 완화 이후 확산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오랜만이죠. 기분이 너무 좋아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사 대웅전 앞은 초삼일 기도를 하려는 많은 불자의 발길로 오전 일찍부터 북적였다. 대웅전 앞마당에 마련된 약 200석의 좌석은 10시가 되기 전부터 마스크를 쓴 불자들로 가득 차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웅전은 이름과 연락처를 적거나 출입등록을 마치고 나서야 내부로 들어설 수 있었다. 곳곳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도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교인 간 거리를 넓혀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신자들은 부처상 앞에서 기도를 하거나 오랜만에 만난 동료 불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명숙(78, 여)씨는 “밖에서 기도를 드려 춥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절에 오니 마음이 편안하고 너무 좋다”며 “기도 끝나고 지인과 밥을 먹고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순님(81, 여)씨는 “모이는 것은 좋지만 방역이 완화된 후 매일 확진자 2000명이 넘고 있어 걱정도 된다”며 “이번 방역이 더 큰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형배(72, 남)씨는 “부처님 얼굴을 오랜만에 뵈니까 너무 행복하다”며 “혹시나 위험할까 독감주사까지 맞고 왔다. 이럴 때일수록 거리두기나 개인 방역에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찰 관계자는 “지난 주 보다 기도를 오는 불자들이 더 늘었다”며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돼 마스크까지 벗는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오전 11시 예배 시작 전부터 교인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교회 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간격을 두고 줄을 선 교인들은 발열 검사와 함께 ‘성도등록증’을 찍은 후에야 교회 대성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예배 시작 시간과 예배가 끝난 후에는 많은 교인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는 수용 인원 1만 2000명 중 6000명 정도가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회 한 신자는 “집에서만 예배 드리느라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이렇게 나와서 오랜만에 얼굴도 보니까 너무 좋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자는 “몇주동안 못 나오다가 위드코로나로 오늘 나오게 됐다”며 “너무 좋고 은혜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백신접종 여부 등에 상관없이 선착순 600명까지 대성당 미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도 이날 10시 미사를 앞두고 신자들로 붐볐다. 약 300명의 신자들이 몰리면서 대성당 인근에 긴 줄이 이어질 정도였다. 신자들은 수기명부를 작성하거나 QR코드를 이용해 대성당에 입장했다.

이날 줄을 서고 있던 최모(60, 남)씨는 “얼마만에 나오는 성당인지 모르겠다”며 “단체로 모일 수 있는 점이 가장 기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도 간절해진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후 첫 주말인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후 첫 주말인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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