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구석기 이래 300만년 동안 이뤄진 조형예술품의 문양을 독자 개발한 ‘채색분석법’으로 해독한 세계 최초의 학자다. 고구려 옛 무덤 벽화를 해독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의 문화를 새롭게 밝혀나가고 있다.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력을 통해 풀어내는 독창적인 조형언어의 세계를 천지일보가 단독 연재한다.

대덕사 소장 수월관음도 전도(大德寺 所藏 水月觀音圖 全圖) (사진 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대덕사 소장 수월관음도 전도(大德寺 所藏 水月觀音圖 全圖) (사진 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고려청자 표면에 표현된 영기문은

도자기 안에 가득한 영기문 상징

지난 회에 이르러 가능한 한 매우 쉽게 수월관음의 백의(白衣)의 원형 영기문에서 보주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했으므로 아마도 많은 분들이 깨쳤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그런 옷을 전신에 걸친 관음보살은 누구인가. 구태여 말한다면 기독교의 마리아에 해당할 것이다.

우리가 모든 고충을 아버지가 아니고 어머니에게 털어놓듯이 우리는 마리아나 관음보살을 찾는다. 관음보살은 자비를 상징한다. 자비는 사랑이다. 사랑은 어느 종교에서든 최고의 가치다. 수월관음은 우리나라 수천 년 역사에서 여래보다 더 중시한 염원의 대상이었다.

필자는 관음보살이 석가여래의 자비심이 현신(現身)한 것이라 논증하여 논문을 쓴 적이 있다. 천하제일 석굴암의 건축과 조각에서 석가여래좌상 바로 뒤에 십일면 관음보살(十一面 觀音菩薩)이 조각되어 앞에서 여래를 바라볼 때 바로 뒤의 관음보살입상과 중첩되어 있어서 두 절대적 존재가 일체(一體)가 되어 있으므로 처음부터 그렇게 표현하기 위하여 계획된 것임을 주장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관음보살은 시대에 따라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까닭은 관음보살의 역할이 그만큼 넓었으며 절실했다는 뜻이다. 고려시대에는 백의 수월관음이 크게 유행하여 고려청자와 더불어 널리 유행하였다. 바로 그 대덕사 소장 고려 수월관음도의 불화에서 고려청자에서 보았을 듯한 항아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사진 1). 그러나 세계의 수많은 고려불화 전공자들은 아무도 항아리를 틀리든 맞든 언급한 사람은 아직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은 그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수월관음이 어디에서부터 화생하고 있는지 추적하여 가다가 항아리에 이르렀을 때 그 환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면 국내외의 수많은 고려불화 연구자들은 어찌하여 이것을 알아보지 못하였을까.

첫째 영기문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고, 둘째 수월관음의 얼굴이 보주라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고, 셋째 무엇보다 보주의 본질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고, 넷째 항아리 안에 물이 가득 차 있음을 몰랐기 때문이고, 다섯째 연꽃이라는 꽃의 본질이 무량한 보주임을 몰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려불화는 전체가 문양인데 어느 하나도 풀어낼 수 없었으므로 천하제일 고려불화라고 인식할 수 없었다. 수월관음이 그 화생의 장엄한 광경을 보여주는지 채색분석하여 그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도 1~도 6).
 

도 1-1부터 도 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1-1부터 도 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6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도 6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4

설명은 사진들 바로 밑에 써놓았으니 함께 읽어 보기 바란다. 사람들은 문자언어로 설명하여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림은 익숙하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조형언어로 그려진 그림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르려 하는 것이 이 연재의 목적이다.

지난 연재들을 꼼꼼히 정독하거나 기본적인 문양을 그려본 분들은 전혀 새로운 세계를 체험했을 것이다. 지인이 오셔서 신문을 보여주었더니 아니, 글이 이렇게 짧으냐고 놀란다. 문자언어만 보이고, 그 수많은 채색분석한 사진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내심 매우 놀랐다. 아마도 신문을 펼쳐볼 때 바로 글을 먼저 읽고 사진이나 채색분석한 것은 거의 읽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글만 읽지 말고 채색분석한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기 바란다.

도 1-2의 항아리에 대해 그 밑에 글을 쓰는 동안에 문득 일체의 고려청자의 표면에 표현된 영기문들은 실은 도자기 안에 가득 들어 있는 갖가지 영기문들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회분 쓰는데 필자가 대중에게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 일주일 내내 밤낮없이 한시도 쉼 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물론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필자가 왜 그런 노력을 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신문 교정도 4, 5회 걸쳐 한자도 틀림없이 하려 하고 사진 배치도 조절한다. 필자의 노력의 100분의 1이라도 여러분 역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글만 읽으므로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아서 단계적으로 채색분석한 것 밑에 설명을 했으므로 이제는 사진도 자세히 볼 것이다. 본문에서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그렇게 연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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