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히며 '합당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책임론 대두

국민의당 관계자 24명 탈당

김동연도 본격 정치행보 돌입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최종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아울러 독자 행보를 예고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균철 경기도당위원장을 포함해 24명의 인사가 탈당을 선언하는 등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워낙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고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하길래 정말 그걸 믿고 있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국민의당 측에서) 협상 결렬 선언을 해버렸다”며 “이 대표의 판단에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 또한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반칙, 특권을 바로잡아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권 재창출이 되면 역사의 대역죄인이 될 거라며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협상 결렬 책임을 국민의힘에게 전가하며 제3지대에서 움직일 것을 시사했다. 특히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손을 잡고 움직이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가 (합당에 대해) ‘YES인지 NO인지만 답하라’고 하는 상식적이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며 “이는 처음부터 합당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던 우리 당내 10% 안팎의 당원들에게 (합당) 반대 명분을 선사한 셈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17

안 대변인은 “제3지대에서 상식적이고 도덕성을 포함해 국가지도자에 걸맞는 인생을 갖춘 데다 뛰어난 리더십을 보이는 대선주자가 있다면 당연히 국민의 환호를 받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이 아무리 세력이 큰 거대 야당이라 해도 지지율에 따라 무게중심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서도 안철수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날 국민의당 경기도당 이균철 위원장 등 24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국민의당 경기도당 소속 지역위원장 및 당원들은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숙제에 죄를 짓지 않고 ‘통합하겠다’고 던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먼저 통합의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과 조건 없이 합당하겠다’고 먼저 약속한 정치인이 안 대표였다. 그러나 오늘 대의도, 명분도 없이 약속의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김 전 부총리와 소통하며 제3지대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는 지난 10년간 제3지대에서 중도 지지층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히 크리라 예측한다”면서 “김동연 부총리와 이번 주중으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김 전 부총리도 17일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한국방송대학교 석좌교수 자리도 내려놓으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태도가 사뭇 다른 상황에서 양측의 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선에 뛰어들면서 제3지대 후보로서 입지를 다진다면 대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이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양자 대결만 생각하고 있던 국민의힘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김동연 캠프) ⓒ천지일보 2021.8.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김동연 캠프) ⓒ천지일보 20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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