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당규 개정시 민주당과 다를 바 없다”

“국민의당, 자강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아”

“외부의 문제가 아닌 내부 문제 많았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최종 결렬되면서 내년 대선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독자노선에 반발한 국민의당 이균철 경기도당위원장 등 24명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안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탈당을 선언한 이균철 위원장은 17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53화에 출연해 탈당을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내세운 ‘언행일치’를 뒤집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협상단의 협상은 결렬됐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안 대표와 만남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안 대표는 응하지 않고 권은희 원내대표는 언론에 통합이 물 건너 간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시사했는데 합당은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사회를 맡은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4.7 보궐선거 당시 안 대표가 무조건적인 통합을 이야기한 것이 기억난다”며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결렬을 선언했는데 무엇이 문제였는가”라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당명을 바꾸자는 것이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합당에 대한 의지가 많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당에서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면 합당은 물건너 간다’ 등의 발언이 나왔는데 남의 집 잔치에 고춧가루를 뿌린 격”이라며 “협상 과정에서도 이 대표를 애송이로 표현했다. 제1야당의 대표를 비하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할 말이 아니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최종 결렬되면서 국민의당 탈당을 선언한 이균철 경기도당위원장이 17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53화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천지TV 캡처.)ⓒ천지일보 2021.8.17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최종 결렬되면서 국민의당 탈당을 선언한 이균철 경기도당위원장이 17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53화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천지TV 캡처.)ⓒ천지일보 2021.8.17

정치권에서는 현재 지지율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보다 독자노선을 가는 상황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협상을 결렬시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안 대표와 일을 했던 분들이 비판하는 것은 ‘불통’이고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1년 6개월 전에 경기도당이 만들어졌다. 18개월 동안 국민의당은 자강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당원들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면서 이른바 ‘지분요구’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비판도 일었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당에서 지역위원장 임명장을 준 것이 6월 17일이었다”며 “협상은 그전부터 시작됐는데 그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임명한 이유는 알박기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지역위원장들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처럼 조직이나 경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며 “두 달 동안 지역위원장들에게 지침이나 활동에 대한 소통이 없었다. 단톡방에서 일정 공유 등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평론가는 “지난 총선에서도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다가 통합 이야기가 나오니까 지역위원장을 모집했다”며 “결국 지역위원장 이야기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야기를 했고 알박기 논란이 일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29명의 지역위원장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공동위원장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 이 문제는 협상 결렬의 원인이 아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은 없다”며 “총선에서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해 총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혁신을 위해 나름 노력을 했지만, 지도부나 중앙당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며 “다른 분들도 갈림길에서 고민을 많이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4.7 보궐선거와 같은 후보선출 방향에는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당헌‧당규를 바꾸고 출마할 수는 있지만, 보궐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행동과 다를 게 없다”며 “공당이라면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을 하고 바꿨어야 했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히며 '합당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그는 “윤석열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쪽과 움직이려고 하다가 지금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해보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당의 모습은 아니다”라며 “안 대표의 문제는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만, 정작 내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탈이념을 내세우며 제3지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을 꿈꾼 것이 안 대표의 깃발이었다”며 “최근의 언행을 보면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와 통합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안 대표의 모습이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예비후보와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는 논란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도민 재난지원금, 이재명-윤석열의 초접전 양상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화 녹음 논란에 대해 “사실상 녹음이나 마찬가지고 책임은 이 대표에게 있는데 네거티브 공방만 오가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훼손이 된 것인데 윤석열 예비후보 측에서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밀어붙였다”며 “거기에 윤 예비후보의 준비부족이 겹치면서 이런 상황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이 지사의 전도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이 지사의 승부수로 보인다”며 “이 지사의 실험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엄 소장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을 두고 “형수 욕설에 대해 옹호했다는 것과 황교익TV에 출연한 것을 두고 이낙연 후보 측에서 공격한다”면서도 “선거와 경선에 이용하기에는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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