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통신·상사·철강 순으로 비중多

위원장 대부분 사외이사 겸직

일부서 전문가 논란도 제기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국내 기업 사이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달 들어 대기업 그룹사에서 창사 이래 최초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이 이어지고 있고 지배구조 측면에서 ESG위원회나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실제 ESG 위원회를 설치한 대기업은 3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34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ESG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은 29%인 97곳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ESG위원장이 선임된 곳은 69곳으로 조사 대상 기업의 20.6%였다.

업종별로 ▲통신(100%) ▲상사(83.3%) ▲철강(75%) ▲은행(70%) 순으로 ESG 위원회 설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유럽의 탄소세 부과 등의 여파로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종에서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이 12곳 중 9곳에 달했다.

이에 비해 자동차, 부품, 에너지, 조선기계 설비 업종은 ESG 위원회 설치 기업이 30% 이하로 낮았다. ESG 위원과 위원장은 대부분 사외이사가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부 전문성 논란도 제기된다. 위원장의 이력은 학계 출신이 전체의 32%로 가장 많았고, 관료 출신과 재계 출신이 각각 26%로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는 검찰, 국세청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위원장 중 여성위원장은 12%(8명)로 여성등기이사 평균 비중(5%)의 두 배 이상이었다. 오너 중에는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엔씨소프트의 윤송이 고객만족경영자(CSO)가 ESG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지금까지 ESG 위원장의 면면 등으로 비추어 볼 때 ESG 위원회가 전문성보다는 사외이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직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위원회의 전문성도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내 ESG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은 정작 필요한 곳 보다는 쉬운 곳만 우선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며 “현재 ESG위원회가 활동위원회의 연장선에 불과하고 위원회구성의 전문성도 매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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