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천만원대 까지 내려간 23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FBI가 비트코인 지갑 풀어

보안성 우려 급부상에 폭락

가상화폐 장점 흐려지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송유관 운영업체를 공격한 해커들의 가상화폐 지갑 비밀번호를 풀어 돈을 회수하면서 보안성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전날 10% 넘게 급락했던 것에 반해 낙폭이 많이 줄어들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9일 오전 5시 40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90% 하락한 3만 3417.35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은 수시간 전 3만 1000달러 선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이후 낙폭을 줄이며 회복하고 있다.

이번 급락은 2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떨어트렸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267억 1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도 24시간 전과 견줘 6.76% 하락해 2530.13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의 시총은 2940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도지코인 역시 24시간 전보다 6.83% 하락한 0.3327달러에 거래됐다. 도지코인의 시총은 432억 4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이유에 대해 외신들은 랜섬웨어 공격을 당했던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커들에게 몸값으로 넘겨줬던 비트코인 중 상당액을 FBI가 회수했다는 소식이 가격 하락을 촉발했다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해커의 요구대로 440만 달러(약 49억원)가량을 지급했다. 이후 FBI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과 협조하면서 해커들이 가져간 비트코인을 추적했고 역해킹을 통해 지갑의 비밀번호를 찾아 해커들이 가져간 돈의 절반가량인 비트코인 63.7개를 회수했다.

랜섬웨어 해커들은 정부 기관·기업의 데이터를 암호화해 접근을 차단하는 해킹을 한 뒤 몸값으로 흔히 비트코인을 요구한다. 수사 당국의 추적이 힘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몸값을 회수한 것이 가상화폐가 정부 통제를 벗어나 있지 않다는 증거라며 이를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도 이번 매도 움직임이 미 당국이 지불된 몸값을 회수한 뒤 일고 있는 가상화폐의 보안에 대한 우려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익명성과 보안성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었다.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미국 FBI가 범인 지갑의 비번을 풀면서 비트코인의 보안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도 정부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그간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분산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주장해왔다.

CNBC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지자들의 주장이 입지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가상화폐의 낙폭은 많이 줄어든 모습이다. 전날 10% 이상 급락했던 비트코인은 2.5%가량 떨어지고 있다. 이날 9시 25분 글로벌 코인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56% 하락한 3만 2987.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암호화폐도 낙폭을 크게 줄였다.

이 시각 현재 주요 가상화폐 시황 (코인마켓캡 캡처) ⓒ천지일보 2021.6.9
이 시각 현재 주요 가상화폐 시황 (코인마켓캡 캡처) ⓒ천지일보 202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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