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외국계 車 3사… 르노삼성차는 무기한 파업 돌입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국내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 부담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노사 갈등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한국 공장에 대한 경쟁력 상실 우려마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6%, 25.4%, 35.7% 감소했다.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결국 전면전을 선택했다. 노조는 전면파업에 나섰고 회사는 직장 폐쇄로 대응에 나섰다. 이에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해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7월 6일 첫 상견례 후 9개월 동안 임단협 협상이 제자리걸음 중이다. 그 사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 79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2월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5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노사는 기본급과 격려금 지급 규모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금 7만 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2020년 2021년 기본급 동결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격려금 500만원 지급, 순환 휴직자 290여명 복직, 6월부터 1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 등을 제시했다.

회사는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본사에서 한국 공장 물량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 수출을 시작한 뉴 아르카나(XM3)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추후 신차 배정에서도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는 앞서 2018년과 2019년 임단협 당시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이 6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국GM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올해 임협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개월에 걸친 교섭에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2만 5000여대의 생산손실 피해를 본 바 있다. 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월 기본급 9만 9000원 인상과 1000만원 수준의 성과급과 격려금을 지급해달라는 임협 요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31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회사가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드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노조는 식당 개선 및 식대 인상, 노사 분쟁에서 발생한 부당해고자 원직 복직 등 단체협약 관련 내용까지 사측에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도 노사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전기차 및 미래형 자동차 한국공장 생산도 요구한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는 현재 노사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조가 임금 삭감 및 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는 구조조정을 통해 임원 수를 현재 26명에서 16명으로 38% 감축했다. 이와 함께 전체 조직의 23%를 축소하고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근 임원의 급여도 삭감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도 올해 각각 임단협과 임협 교섭을 진행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로 노조가 임금 동결을 한 만큼 올해는 임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회사와 상견례를 열 계획이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월 9만 9000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의 임협 요구안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