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오뚜기-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파트너십 론칭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오뚜기-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파트너십 론칭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준법경영 시대의 빛

가파른 실적 향상, 함영준 회장 그, 리더십

함 회장 별명답게 모범·바른생활 해외 진출

갓뚜기,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이 모르게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아빠는 규칙과 질서를 중요시한다. 딱 해야 할 것은 하시는 분이다.”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의 딸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씨가 본 아빠에 대한 평이다. 지난 2019 시작된 갓뚜기(God+(오)뚜기·모범기업)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 비춰지는 것을 꺼려해 꾸준한 기부를 하고 있지만 언론에 노출이 많지 않았다. 그런 그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딸 함연지씨가 운영하는 ‘햄연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유튜브에 출연한 그에게 오뚜기 제품 중 최애품(최고 사랑하는 제품)이 뭐냐는 딸의 질문에 오뚜기 카레를 뽑았다. 뽑은 이유는 오뚜기는 최초 카레로 시작했고 건강하고 맛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의 건강을 챙겼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지난 8일 딸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 ‘햄연지’에 출현해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만든 요리를 맛보고 있다. (출처: ‘햄연지’ 유튜브 영상 캡처) ⓒ천지일보 2020.6.13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지난 8일 딸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 ‘햄연지’에 출현해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만든 요리를 맛보고 있다. (출처: ‘햄연지’ 유튜브 영상 캡처) ⓒ천지일보 2020.6.13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준법경영이 시대의 빛을 발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 중심에서 비재무적 성과도 중시하는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기업인들에게 주문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오너의 이익을 중시하는 것이 기존의 자본주의였다면 비재무적 요소는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과 더 나아가 주주 가치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59년 오뚜기 창립자 고 (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010년 회장 자리에 오른다. 회장이 된 후 경영혁신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보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올곧은 경영 “기업은 영리목적이지만 함께 사는 사회의 한부분이기도 하다”는 뜻을 받들었다.

고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선친의 뜻에 따라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 이전에 오뚜기는 전체 직원 약 3000명 중 정규직 비율은 거의 99%에 달하며 이른바 착한기업으로 불리게 된다.

2017년 국내 기업인들 공식 간담회 초대받아 화제가 됐다. 재계 순위 100위권 밖이지만 비정규직이 없고 상생하는 기업 문화를 높이 평가해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우수중견기업' 자격으로 초대했다.

11일,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서울랜드피크닉장에서 개최된 ‘제24회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발’에서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요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공: 오뚜기) ⓒ천지일보 2019.5.13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서울랜드피크닉장에서 개최된 ‘제24회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발’에서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요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공: 오뚜기) 

◆가파른 실적 향상, 함영준 회장 그의 리더십


회장이 된 그는 1988년 출시한 오뚜기를 대표하는 진라면 맛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진을 모아 놓고 시식을 하는 등 2011~2013년까지 세 차례 맛을 리뉴얼 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진라면 매출이 33% 급증하며 1040억원 달성했다. 2019년 비교적 저렴한 진라면이 라면시장의 점유율 11.9%를 차지하면 10%의 신라면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5년에는 신제품인 진짬뽕을 선보였다. 진짬뽕은 출시하자마자 매출 1위를 달성하는 인기를 누리며 그해 12월에는 한 달 매출이 170억을 돌파했다. 또 지난 2018년 9월에는 쇠고기 미역국라면으로 다시 돌풍을 일으켰다.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라면으로 홍보가 되면서 판매 두 달 만에 1000만개의 판매량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을 2012년 10% 초반에서 2013년에는 15%의 점유율로 오뚜기를 업계 2위까지 올려 놨다. 2015년에는 주식이 100만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도 3조 7000억까지 불어났다. 그 후에도 점유율을 꾸준히 올려 2019년 2분기 기준 22.8%까지 상승시켰다.

함 회장은 약 3000억원을 상속 받아 2016년 1500억원의 상속세 전부를 납부해 갓뚜기라 명칭을 얻었다. 이어 서민음식을 대표하는 라면을 타 회사들은 가격을 꾸준히 올린 반면, 오뚜기는 10년 동안 가격을 동결해 물가안정에 기여했다. 이 명목으로 2017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로써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진라면 30주년 스페셜 에디션. (제공: 오뚜기)
진라면 30주년 스페셜 에디션. (제공: 오뚜기)

◆함영준 회장 별명답게 모범생·바른생활로 해외 진출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한국 가공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일으킨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 매출은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조 96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해외 매출은 1960억원으로 지난 2019년 1555억원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오뚜기는 그간 해외사업에 취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최근 3년간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8~9%대 수준이다. 오뚜기는 ▲2017년 8.9% ▲2018년 8.4% ▲2019년 9.8%의 해외 매출 비중을 기록했고, 올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9.9%로 나타났다.

현재 오뚜기는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 등 4개 국가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함 회장은 내수 시장 불황이 장기화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실제 오뚜기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대만, 홍콩 등 시장에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함 회장은 베트남 시장에서는 2017년부터 베트남법인을 통해 글로벌 유통업체인 ‘빅시’에 납품을 시작,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삼았다. 올해는 미국, 뉴질랜드 법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만큼 서구권 국가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뚜기 카레 제품들. (제공: 오뚜기)
오뚜기 카레 제품들. (제공: 오뚜기)

함 회장은 오뚜기중앙연구소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꾀하고 있다. 오뚜기 중앙연구소는 총 407억원을 투자해 기존의 4배 이상 면적으로 증축하는 공사를 완료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라면과 가정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그는 이를 위해 연구개발비를 매출의 1~1.5%를 투자 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오뚜기 중앙연구소가 완공되면 현지화된 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뚜기는 식품업계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돼 사업다각화 성공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사회 공헌은 내게 맡겨,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오뚜기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인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은 ‘나라의 희망이며, 미래사회의 주인공이 바로 어린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2001년 10월 충북 음성에 있는 오뚜기 대풍공장에서 진행한 ‘오뚜기의 사랑으로, 새 생명 1000명 탄생 기념’ 행사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약 5000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다. 또 1996년 설립된 오뚜기 재단은 2019년까지 총 967여명의 대학생에게 65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는 공과 사가 분명해 회사에 지인이 와도 회사 돈을 절대 쓰지 않는다. 요즘 트랜드는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비싸더라도 구매한다는 착한소비(가성심(價性心))로 변화된 시대상에 걸맞은 기업이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누구?


1959년 3월 2일 서울에서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이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가정간편식 사업과 해외 진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함 회장은 오산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오뚜기에 입사해 사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으며, 차와 건강식품 등 오뚜기의 사업다각화에 주력해 왔다. 함 회장은 라면사업에 중심을 뒀고, 그 결과 국내 시장에서 오뚜기라면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놨다.

또한 함 회장은 언론에 주목받는 걸 꺼려하는 은둔형 경영자다. 좋은 내용이라도 언론에 크게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의 딸 함연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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