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투구 장식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2.9
조선 시대 투구 장식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2.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민족대명절인 설 연휴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 친지가 한데모인 설 연휴는 아니었지만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정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따른다. 예전 같았으면 함께 문화생활을 즐겼을 텐데, 코로나19로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거리두기 등 코로나 수칙을 지키며 즐기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이에 2월 가볼만한 문화 전시를 모아봤다.

대한제국 황제의 투구가 새겨진 기념장 사진 자료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2.13
대한제국 황제의 투구가 새겨진 기념장 사진 자료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2.13

◆서양식 군복 등 왕실유물 선봬

먼저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대한제국의 서양식 군복과 훈장제도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인 ‘대한제국 순종황제의 즉위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장’을 2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해 2일부터 박물관 대한제국실에서 실물을 전시하고, 온라인(유튜브)으로도 소개하고 있다.

해당 유물은 1907년 순종황제의 즉위를 기념해 만든 것으로, 국가행사 때 황실 인물들과 문무관원이 예복에 훈장과 함께 매단 기념장이다. 앞면에는 대한제국 상징인 오얏꽃(토종 자두꽃) 바탕 위에 고종과 순종황제가 착용했던 서양식 투구가 새겨져 있다. 투구 앞면과 옆면에도 오얏꽃 무늬로 장식돼 있다. 투구 정수리 부위에는 새 모양의 장식이 있고, 투각 방식으로 만든 챙이 달려있다. 이는 조선 투구의 ‘봉황 옥 장식’과 조선 시대 전통 투구 양식을 차용한 것으로 짐작되며, 대한제국이 서양식 제도를 도입하면서도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특성을 상징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2020년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에서 선정된 변상환 작가의 ‘생물 은-갈치’, 배헤윰 작가의 ‘Fyka Foretold...(예지하는 파이카)’를 3월 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에서 개최한다.

변상환 작가의 ‘생물 은-갈치’는 회화, 조각, 판화 그리고 퍼포먼스의 요소가 혼합된 시리즈 ‘라이브러스트(Live Rust)’를 실제 3차원 공간으로 확장, 실험하는 전시이다.

배헤윰 작가의 ‘Fyka Foretold...(예지하는 파이카)’는 과거 영화산업에서 사건의 배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현실감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제작되던 ‘가짜 배경 그림(매트 페인팅)’의 양식을 빌려 재현 회화의 관습적인 역할의 전복을 시도한다.

이상아트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展 전시 전경 (제공:전시기획사 이상아트) ⓒ천지일보 2021.2.13
이상아트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展 전시 전경 (제공:전시기획사 이상아트) ⓒ천지일보 2021.2.13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서울 서래마을에 있는 전시기획사 이상아트(관장 이상미)는 새해를 맞아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전(展)을 지난 8일을 시작으로 3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해외 유명 작가인 영국 출신의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해 프랑스의 장 줄리앙 푸스, 그리고 한국의 비두리, 이수연, 김정희 등 이상아트가 소장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전시장에는 총 8점의 회화, 사진 등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해외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 장 줄리앙 푸스의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Valium’은 전시장 가운데에서 밝게 빛난다. 이 작품은 데미안 허스트가 사각과 둥근 캔버스에 빨강, 노랑, 파랑 등 색색의 원을 반복적으로 그려 넣은 추상화 ‘스팟 페인팅’ 연작 중 한 점이다. 데미안 허스트의 여러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이고 경쾌해 많은 이들로부터 널리 사랑받았다.

제주 ‘빛의 벙커 : 반 고흐’전 (제공: 빛의 벙커) ⓒ천지일보 2021.2.13
제주 ‘빛의 벙커 : 반 고흐’전 (제공: 빛의 벙커) ⓒ천지일보 2021.2.13

◆제주 ‘빛의 벙커 : 반 고흐’전

미디어아트와 반 고흐의 만남을 체험하는 전시인 제주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은 이달 28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전시는 지난 7일 기준 관람객 46만 명을 넘어서면서 관람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은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 작품을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전시다. 전시는 강렬한 색상과 유화의 두께감이라는 반 고흐만의 독창적인 회화적 접근법에 초점을 맞췄다. 반 고흐의 대표작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자화상, 풍경화 등 다양한 작품이 900평대 공간의 벽면과 바닥에 미디어아트로 전시돼 관객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빛의 벙커 : 반 고흐’전을 진행한 뒤 일시 휴관한다. 이후 전시 준비 기간을 거쳐 지중해의 화가를 주제로 한 차기작 ‘모네, 르누아르… 샤갈’전을 4월 말 오픈할 예정이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문자 혁명-한국과 독일의 문자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한국과 독일 문자문화 발달 양상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주요 유물과 사건, 통사적 흐름, 시·공간적 구분을 통해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1부 ‘독점에서 공유의 길로’, 2부 ‘소통과 공감으로’, 3부 ‘궁체와 프락투어’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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