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지난 6일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코로나 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AP)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지난 6일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코로나 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AP)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 “코로나19, 하나님의 진노”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마귀의 짓… 이길수 있다”

일부 교인 “어떻게 알겠냐” 혼란스럽단 반응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두고 기독교계 내에서 상반된 해석이 나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은 설교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심판론’을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우한 지역이 교회 탄압이 심했던 지역으로 이를 심판하기 위해 하나님이 질병을 일으켰다는 말이다.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는 지난 9일 ‘우한 폐렴과 중국의 기독교 박해, 하나님의 심판’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악성 질병을 보면서 신학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이런 모든 재앙들 다수가 저와 여러분이 휴거받고 난 다음에 이 땅에 존재하게 될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라고 성경은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기독교 박해가 일어났던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것도 성경적으론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송촌장로교회의 박경배 목사도 ‘우한폐렴 전염병’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이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

특히 그는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우한폐렴이란 명칭을 자제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박 목사는 9일 유튜브에 공개된 설교영상에서 “우한폐렴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코로나바이러스라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며 “개인의 생사화복과 일국의 흥망성쇠를 주장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인데 오늘날 우한폐렴에도 분명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 목사는 “성경이 말하는 전염병은 대부분이 다 범죄한 백성들과 그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벌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유튜브에 올라온 송촌장로교회의 박경배 목사의 ‘우한폐렴 전염병’이란 제목의 설교 영상. (출처: 유튜브 캡처)
지난 9일 유튜브에 올라온 송촌장로교회의 박경배 목사의 ‘우한폐렴 전염병’이란 제목의 설교 영상. (출처: 유튜브 캡처)

코로나19의 확산을 정치적 시선에서 바라보는 목사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정세균 국무총리의 이름과도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평택순복음교회 강헌식 목사는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마지막 때는 세균 전쟁이다”면서 “우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한지 얼마 안되서 세균이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목회자들의 설교가 오히려 사회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구보다 사랑과 평화를 실천해야 할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걸 너무 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은 이러한 목회자들의 주장과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이 총회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이 ‘마귀’로 인해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 총회장은 ‘총회장님 특별편지’라는 제목의 신천지 성도 대상 공지글에서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으로 안다”며 “이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기자. 더욱더 믿음을 굳게 하자. 우리는 이길 수 있다. 하나님도 예수님도 살아 역사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천지 예수교회의 해석이 이같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교인들 사이에서도 혼란을 빚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페이스북에 따르면 울산 관련 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개신교 목사와 이 총회장의 사진을 업로드함과 동시에 “기독교인 시각 기준으로 코로나19 퍼트린 것이 어느 신 짓인 것 같냐”며 “하나님? 사단?”이라고 질문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당연 마귀짓”이라고 하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은 “하나님도 모르고 사단마귀도 모르는데 어떻게 알겠냐”며 혼란스럽단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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