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실은 한 사람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이며 벽에는 곰팡이가 슬었고 문을 잠궜기에 용변통을 두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오모 원장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줘서 죄송스럽다”

[천지일보=특별취재팀] 지난 9일 SBS ‘긴급출동 SOS 24’는 ‘감옥살이 기도원’이란 제목으로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기도원의 실태를 파헤쳐 보도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기도원은 겉으론 평범해 보였지만, 120여 명의 입소자들에게 감금과 폭력, 비윤리적 관리 등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어 충격을 줬다.

하지만 기도원 주변의 인근 주민들은 기도원에 대해 대부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도원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인가에 사는 박정숙(65, 가명) 씨는 “서로 왕래를 안 하니 전혀 몰랐다. 이웃이 방송과 신문에 크게 나왔다고 해서 그제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긴급출동 SOS 24 취재 이후 기도원에는 입소자 몇몇만이 보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도원 관계자 정모 목사는 “불법 시설물을 철거한 뒤 안정이 되면 교회라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25년간 기도원을 운영한 오모 원장은 이번 방송으로 물의를 빚어 스스로 소속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에서 탈퇴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되는데 도의에 어긋나는 일을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오 원장은 “다 잘못했다. 철없이 세상을 살았다. 다 잘못했고 죄인이고… 이번에 잘 배워서 다시는 안 해야지…”라며 잘못을 대부분 시인했다.

파주 경찰서 관계자는 “오 원장이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하고는 있지만 추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입소자들 중 17명은 파주시 늘편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 기도원 예배당에 연결된 화장실에 문이 없는 모습은 입소자들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현장이다.ⓒ천지일보(뉴스천지)
37개월간 감금돼 있었다는 윤모(55) 씨는 “원장이 세운 반장이란 사람이 가만히 불러 급소를 친 뒤 주먹으로 치고 발로 짓밟고 몽둥이로 때렸다”며 “절대로 거기서 못 나올거라 생각했다. 한 사람이 때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때렸다”고 회상했다.

올해 2월에 입소한 백모(69) 씨는 “우리가 자는 방은 사창가의 골방 같다. 창문도 없고 바람도 겨우 불어오는 정도다”며 “방 안은 햇빛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고 말했다.

늘편한병원 임헌규 원장은 “처음에는 40여 명이 병원에 왔는데 외관상 피부질환이 심했고 대부분 위장질환이 있었다. 환자들이 불안해했고, 경계심이 있었으며 위생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고 진단했다.

임 원장은 “한 달이 지난 상황이지만 여전히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분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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