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청자삼각매병, 청자음각매병, 대경유택상 목간, 청자음각매병 대나무 화물표와 그 출토상태(오른쪽 아래), 청자음각연판문 통형잔 출토상태 (사진제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침몰선서 대나무 화물표와 함께 발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 고려시대 침몰선(마도 2호선)에 대한 수중발굴조사 과정 중 청자매병(靑磁梅甁)을 비롯한 각종 도자기, 곡물, 목·죽제품 화물의 종류와 수신자 등이 기록된 목간 등 중요유물을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제작기법과 형태가 정교한 매병(梅甁) 2점에는 고려시대 이름(준 또는 성준)과 꿀(蜜)이 담겼던 것으로 확인된 대나무 화물표가 매달려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 측은 “선수 우현부에 청자매병 2점이 상하로 겹쳐져 있었는데 위 쪽 상감매병은 세로의 굵은 골 여섯 개로 참외모양처럼 몸통이 만들어져 있었다”며 “마름꽃 모양(菱花窓)의 틀 안에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 모란 국화 닥꽃(황촉규꽃)으로 정교하게 상감했고 꽃 위에는 나비, 아래에는 오리가 새겨졌다”고 전했다.

또 함께 출토된 다른 음각매병은 어깨에 구름문양, 몸통에 연꽃문양(靑磁陰刻蓮花折枝文)을 매우 정교하게 장식했는데 유색이 맑고 짙다. 두 개의 매병 모두 높이가 39cm이며 어깨에서 굽까지 S자 형태다.

두 점의 매병 주둥이 가까이에서 발견된 대나무 화물표(竹札)에는 ‘중방도장교오문부/택상정밀성준봉(重房都將校吳文富/宅上精密盛樽封)’라고 적혀 있다. 이 매병들은 개경의 중방(고려시대 무인의 최고의결기관) 소속 도장교(정8품 이하의 하급무관) 오문부 앞으로 올린 꿀단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최초로 고려 시대 매병의 이름이 준(樽) 또는 성준(盛樽)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라며 “매병이 일반적으로 술·물을 담는 그릇이었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서 나아가 꿀과 같은 귀한 식재료를 보관·운반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첫 사례로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발굴시 10개씩 2개의 묶음으로 포장된 양질의 ‘청자유개연판문통형잔’이 발견됐고, 선체 중앙부 부엌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는 청동숟가락, 도기 항아리, 대바구니, 쇠솥 등 배에 탄 사람들이 사용하던 물건도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도 2호선에는 쌀 콩 알젓 등의 식자재 화물 종류와 그 수량, 발신자, 발송지가 적혀 있는 목간이 30여 점 발견돼 마도 1호선과 같이 세곡운반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의 판독으로는 고부군 장사현 글씨가 보이고 대경 벼슬의 유씨 본관이 무송이라는 점에서 고창, 정읍, 영광 일대의 산물을 운송하다 난행량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출항지는 법성포의 부용창과 줄포의 안흥창 중 하나로 보인다.

한편 마도 2호선에 대한 조사는 11월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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